미국 신규 확진 8만명·프랑스 5만명 '역대 최다'
스페인·이탈리아 사실상 봉쇄 조처
백악관 비서실장? "팬데믹 통제 안 할 것"
미국과 유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폭풍에 휘말리면서 전 세계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미국은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역대 최다인 8만명대로 올라섰고, 유럽은 프랑스 신규 감염이 처음으로 5만명대 를 기록하는 등 연일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스페인ㆍ이탈리아 등은 다시 봉쇄 카드를 꺼내 든 반면 미 당국은 백신 개발에 집중하겠다며 사실상 확산 통제 포기를 시사했다.
2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한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24일 46만5,000명을 기록하는 등 사흘 연속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며 “특히 미국과 유럽이 코로나19와의 전투에서 패배하고 있다”고 전했다.
50만명에 육박한 전 세계 신규 확진 사례의 절반은 유럽에서 나왔다. 프랑스에서는 하루 확진자가 3만명대로 진입한 지 열흘 만에 5만2,000명을 넘어섰고, 폴란드는 최근 3주 사이에 누적 확진자가 2배로 늘었다. 인구 1,070만명의 체코는 25만명 이상이 감염됐다.
미국 상황도 계속 악화하고 있다. 미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미국 코로나19 하루 확진자는 23일 8만3,757명, 24일 8만3,718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누적 확진자는 860만명을 넘어섰고, 누적 사망자는 22만5,000명 이상이다. 50개 주(州) 가운데 35개 주에서 코로나19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환자도 2개월 만에 최대 규모가 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입원 환자와 사망자 증가를 막기 위한 해법에 대해서는 유럽과 미국이 전혀 다른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간 경제적 영향을 고려해 봉쇄 조치를 꺼려 왔던 유럽 주요국은 결국 다시 봉쇄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유럽에서 가장 먼저 누적 확진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선 스페인은 25일부터 카나리아섬을 제외한 스페인 전역에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이탈리아도 26일부터 음식점과 술집 영업시간을 오후 6시까지로 제한하고 영화관·체육관·수영장 등을 닫는 '준봉쇄' 수준의 제한 조처를 발표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가 아닌 백신·치료제 개발 등 사망자 억제책에 방점을 찍고 있다. WP는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통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날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의 인터뷰 발언을 전하면서 "봉쇄는 백악관 전략의 핵심이 아님을 확실히 밝힌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도스 실장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치료법이든 백신이든 적절한 완화책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부연했지만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인위적인 조치를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히는 발언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강력한 봉쇄 조치를 취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조기 재개' 기조에 반대해 온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트럼프 행정부는 총을 쏘지도 않고 항복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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