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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타2 리콜’에 발목 잡힌 현대ㆍ기아차 3분기…“현대차 9년 만에 분기 첫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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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타2 리콜’에 발목 잡힌 현대ㆍ기아차 3분기…“현대차 9년 만에 분기 첫 적자”

입력
2020.10.26 18:41
수정
2020.10.26 18:47
15면
0 0

매출 4.4% 늘어난 43.9조원·영업손실 1,185억원
3.1조 ‘리콜 충당금’ 반영으로 적자전환중국 등 글로벌 시장 정상화 박차

26일 오후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연합뉴스

26일 오후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연합뉴스

현대ㆍ기아자동차 3분기 경영실적이 3조원이 넘는 ‘세타2엔진 리콜’ 충당금 여파로 적자 전환했다. 당초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제네시스 브랜드, 레저용차량(RV) 판매 호조 등으로 수조원대 흑자가 기대됐지만, 1,1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본 것이다. 현대차의 경우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첫 분기 적자다.

현대ㆍ기아차는 26일 ‘2020년 3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 3분기 양사 합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43조8,976억원에도, 영업손실 1,18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대ㆍ기아차가 매출액 증가에도 수익성이 악화된 이유는 세타2 GDi 엔진 결함에 따른 시정조치(리콜), 보상비용 등으로 추가 충당금을 3분기 실적에 모두 반영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조1,352억원을, 기아차는 1조131억원을 각각 리콜 충당금으로 쌓으면서 양사 합산 충당금 규모는 3조1,483억원에 이르렀다. 앞서 같은 이유로 충당금을 쌓았던 2018년 3분기(4,600억원)와 지난해 3분기(9,200억원)를 합친 금액보다 2배 이상 많은 액수다.

리콜 충당금 여파로 현대차는 2011년 IFRS 도입 이후 처음으로 3,138억원의 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리콜 충당금이 반영되지 않았다면 1조8,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예상됐다.

기아차도 아쉬운 실적을 거두었다. 신형 쏘렌토, 카니발 등 ASP가 높은 RV 판매 호조 덕분에 1조2,000억원 이상의 흑자가 가능했지만, 리콜 충당금 반영으로 영업이익이 1,953억원에 그쳤다.


2020년 현대·기아차 3분기 실적

2020년 현대·기아차 3분기 실적

이번 품질비용 추가 설정에 대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37년까지 향후 17년간 품질 관련 리스크를 털어내기 위한 ‘빅배스(잠재부실 손실인식)’ 전략을 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지만, 그 만큼 현대차그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 체질 개선과 신차 출시 등으로 잘 버틴 결과라는 평가도 있다. 김상현 현대차 재경본부장(전무)은 “3분기 품질비용 이슈로 주주에게 염려를 끼쳐 송구스럽다”며 “추가적인 비용발생 등을 고려해 최대한 보수적으로 충당금 설정한 만큼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전사적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현대ㆍ기아차는 남은 하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신차 및 SUV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실적 정상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부진한 중국시장에 제네시스 브랜드 진출 등을 추진하며 재건에 나설 계획이다. 이경태 현대차 중국지원팀장(상무)은 “다음달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국제 중국 수입박랍회에서 제네시스를 공개할 예정”이라며 “전통적인 전시장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온라인 판매 등 비대면 방식의 판매 채널을 적극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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