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 '사실상의 결승전'서 1-0 승리
K리그1(1부리그) 4연패를 노리는 전북이 막판 우승 경쟁 판도를 완전히 뒤집어놨다. 줄곧 리그 1위를 달리던 울산을 턱 밑까지 추격했던 전북은 '사실상의 결승전'으로 여겨진 울산과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두고 리그 1위로 뛰어올랐다. 남은 건 최종라운드 단 한 경기, 전북은 대구와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자력 우승을 확정하는 유리한 고지에 섰고, 울산은 광주를 반드시 이긴 뒤 전북이 미끄러지길 기대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전북은 25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파이널A 26라운드 울산과의 원정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후반 19분 울산 수비수 김기희(31)가 머리로 골키퍼에게 백패스 한다는 게 전북 공격수 바로우(28)의 발 끝에 걸린 장면이 우승 판도를 뒤흔든 결정적 순간이 됐다. 이 골을 지킨 전북은 우승에 성큼 다가섰고, 울산은 어두운 낯빛으로 최종전을 맞게 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조금 더 유리한 위치에 있던 건 울산이었다. 다득점에서 전북에 8점 앞서고 있던 울산으로서는 비기기만 해도 사실상 우승을 확정할 수 있는 위치였다. 반면 전북은 울산을 이겨내야만 하는 상황이었지만, 지난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는 점에서 해 볼만 한 승부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 후 처음으로 울산 문수구장을 찾을 수 있게 된 6,973명의 축구 팬들이 관중석을 가득 메우며 경기장 분위기가 한층 더 달아올랐다. 울산 구단은 관중석을 덮고 있던 통천을 걷고 관중을 맞았다. 팬들은 육성 응원이 금지된 만큼 구단에서 제작한 응원도구를 활용해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지만, 터져나오는 탄식이나 환호를 막지 못해 장내 아나운서가 육성응원을 자제하기도 했다.
선수들은 이날 경기가 우승의 분수령인 만큼 치열하게 경기를 치렀다. 공격은 전북이 먼저 시작했다. 전반 16분 전북 이용(34)이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울산의 골문을 노렸지만 왼쪽 골대를 맞추면서 득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울산도 전반 23분 윤빛가람(30)이 크로스바를 강타하는 프리킥으로 전북 골 문을 위협했다.
한 차례씩 위협적 공격을 주고 받은 상황에서 전북은 페널티 킥 기회를 맞았다. 전반 30분 구스타보(26)가 머리로 떨어뜨린 공이 김인성(31)의 팔에 맞다는 게 심판진 판단이었다. 비디오판독(VAR)까지 거친 끝에 얻은 전북의 페널티 킥은 그러나 울산 골키퍼 조현우(29)에게 막혀 득점 기회가 무산됐다.
후반 들어서도 골 가뭄이 이어지던 가운데 울산이 김기희의 실책성 플레이로 선제골을 내줬다. 울산은 그간 침묵하던 주니오(34)를 앞세워 후반 23분 반격에 나섰으나, 전북 골키퍼 송범근(23)의 선방으로 전북은 위기를 넘겼다. 패배 위기에 몰린 울산은 후반 정규시간이 끝나가는 가운데 귀중한 프리킥 기회를 얻었다. 키커로 나선 윤빛가람이 절묘하게 감아 찬 프리킥은 야속하게도 골대를 때렸다. 끝내 울산은 만회골을 터트리지 못했고, 전북은 올 시즌 3차례 맞대결에서 울산에 전승을 거두며 정규리그 4연패에 성큼 다가섰다. 우승팀이 결정될 최종라운드는 다음달 1일 오후 3시 울산과 전주, 포항에서 일제히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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