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파도 병원에 못 가는 가난한 이웃을 위해 '진료비 1,000원'을 받아온 '상계동 슈바이처', 김경희 은명내과 원장이 별세했다. 향년 101세.
23일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김 원장은 전날 이 병원에서 숙환으로 숨졌다.
1943년 연대 의대 전신인 세브란스의전을 졸업한 김 원장은 반평생 넘게 의사이자 사회사업가로 활동했다.
의전 졸업 전인 1941년부터 보육원 아이를 돌보기 시작해 광복 후엔 일본과 만주 등에서 귀국한 무의탁 동포를 무료로 진료하며 사회적 약자를 도왔다. 1984년부터는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은명내과를 열고 89년까지 '1,000원 진료'로 어려운 환자를 돌봤다.
김 원장은 무료 진료뿐 아니라 학생들을 위한 무료 독서실 운영과 몸이 불편한 이들을 위한 돌봄 서비스와 가정환경이 불우한 청소년을 위한 장학사업 등을 꾸준히 실천했다. 김 원장은 1996년 4월 경기도 하남과 서울 상계동 토지 등 평생 모은 재산 53억원을 연세의료원과 모교에 기부했다. 세브란스병원은 2005년 새 병원을 열며 김 원장의 호인 '은명'(殷明)을 대강당 이름으로 붙여 김 원장의 선행을 기렸다.
이런 선행을 인정받아 김 원장은 대통령 선행 시민상을 비롯해 연세의학대상 봉사상, 아산사회복지대상, 보령의료봉사상 등을 받았다.
빈소는 연대 신촌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4일 오전 7시. 유족으로는 부인 임인규 여사와 2남 2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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