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갈등을 빚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벼른 인사들이 많았다. 특히 주목을 받은 이들은 ‘조국 키즈’로 불리는 김남국ㆍ김용민 의원이었다. 조국백서 추진위원회 위원으로 이름을 알린 김남국 의원이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시절 법무검찰개혁위원으로 활동한 김용민 의원의 질의에 시선이 쏠렸다. 하지만 이날 국감은 활약을 기대했던 두 의원이 일부 잘못된 사실과 부족한 논리 전개로 오히려 윤 총장의 독무대로 끝났다는 평가다.
잘못된 팩트에... ‘팀킬’까지
윤 총장을 향한 공세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김남국 의원이었다. 김 의원은 이날 질의에서 JTBC 보도를 근거로 "1년 전 그 집(유흥업소)에 김봉현과 검사들이 왔었고 서울남부지검에서 그 가게를 조사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검사 접대 현장을 알고도 여태 숨겼다는 취지였다. 이에 윤 총장은 "김 전 회장은 4월 23일 체포돼 수원으로 압송됐고, 유흥주점에 대한 압수수색은 4월 21일 세 곳에 대해 이뤄졌다"며 "청와대 행정관의 금융감독원 검사 무마 관련"이라고 설명했다. 오보를 토대로 질의를 하다 머쓱해진 것이다.
김 의원은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등 현 정부에 불리한 얘기를 끌어내는 '실책'도 범했다. 김 의원은 "윤 총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막기 위해 대통령과 독대를 요청했느냐"고 물었고, 이에 윤 총장은 “박 장관이 (조 전 장관) 압수수색 당일 보자고 해서 청와대 가까운 데서 만났다. 어떻게 하면 (조 전 장관에게) 좀 선처가 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야당에서는 당장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잇따른 실책에도 불구하고 국감 이튿날인 23일 김남국 의원은 KBS라디오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총장이 이번 국감에서 제일 중요한 라임ㆍ옵티머스 사건의 실체적 사실관계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피의자에게도 그렇게 안한다"고 尹에게 훈수까지 들어
윤 총장을 향한 결정적 한방이 없긴 김용민 의원도 마찬가지였다. 윤 총장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으며 사과를 요구했으나, 오히려 윤 총장에게 질의 태도를 지적 당하는 '수모'까지 당했다. 김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을 비롯해 청와대의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 사건,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수수 사건, 신계륜 전 민주당 의원 입법로비 사건 등 10여건을 검찰권 남용의 유형으로 제시했다. 7분 동안 발언을 이어간 김 의원은 윤 총장에게는 “검찰개혁을 위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만 짧게 답하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윤 총장은 “사건 수십 개를 갖다놓고 사건 내용에 대해 답변할 기회를 안 주면서 일방적으로 하느냐, 참”이라고 혀를 차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너무 어이가 없다. 국민의 대표는 제가 당연히 존중하지만 (질문이) 이게 뭐냐"며 "검찰에서 피의자에게 물어볼 때도 그렇게 안 한다"고 역으로 훈수를 두는 모습도 보였다.
이 모습을 지켜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국감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살다살다 이렇게 국회의원들이 털리는 건 처음 본다"며 "탈탈 영혼까지 털린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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