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의원들 "원안위가 섣불리 '영구정지' 결정"?
엄재식 원안위원장 "안전성 기반 검토 후 결정"
여권은 "뭐가 문제냐…소모적 정쟁 말아야"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폐쇄를 두고 여야가 또 다시 충돌했다. 전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이어 23일 열린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대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국정감사도 팽팽한 격론 속에서 진행됐다. 야당 의원들은 감사원 결과를 근거로 원안위의 월성 1호기 영구정지 승인 과정을 문제 삼았고, 여권은 소모적 정쟁이라며 반박했다. 원안위 측은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월성 1호기는 2018년 6월 16일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에서 조기폐쇄가 결정됐고 2019년 12월 24일 원안위에서 영구정지가 확정됐다. 앞서 감사원은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 근거가 된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는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폐쇄 과정에 외압 없었나"
이날 야당 의원들은 원안위의 월성 1호기 영구정지 의결 과정을 지적했다. 감사원 감사 진행 중에 정지 결정을 내린 점, 원안위 위원들의 이견에도 표결로 결론을 낸 점 등을 지적하면서 정치권의 압박 의혹도 제기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원안위 위원 중 2명이 반대했음에도 성급하게 영구정지를 결정한 것으로 보이는데 여당으로부터 어떠한 연락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심사한 것이 맞느냐"고 물었다. 이어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감사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에도 폐기 처분에 도장을 찍어준 원안위가 반성 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연장운영을 결정했다가 영구정지로 뒤집힌 승인 내용도 언급됐다. 월성 1호기는 1982년 가동을 시작했고 2012년 11월 20일 설계수명(30년)이 만료돼 가동이 중단됐었다. 이후 한수원은 2015년 2월 원안위로부터 10년 연장운전 허가를 받고 재가동했다가 2018년 조기폐쇄 결정 후 영구정지 신청서를 냈고 원안위가 2019년 12월 24일 이를 승인했다. 4년 만에 정반대의 허가가 나온 셈이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은 "정권 따라 왔다 갔다 하느냐"고 꼬집었고,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수명을 다해 중단했다가 3년 동안 7,235억원을 들여 보수해 연장운영이 허가됐으면 연장 기간인 2022년 11월까지 운영 기간을 지키는 게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쪽짜리 감사 내용으로 소모적 정쟁"
반면 여권은 논란만 키우는 정쟁이란 입장이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월성 1호기는 10년 동안 연평균 1,000억원씩 적자가 난 발전소"라며 "왜 경제성 조작을 운운하며 논쟁이 길어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원전 운영의 변수는 크게 안전성과 경제성인데 감사원 결과는 경제성만 따진 반쪽짜리 감사"라고 비판했다.
엄재식 원안위원장은 원안위가 원자력발전소의 가동 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운영 방식이 바뀔 때 안전성이 확보되는지 확인해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주체라는 점을 강조했다. 엄 위원장은 "원자력발전소 영구정지 신청이 들어오면 원안위는 사용후핵연료 보관 시설 등 안전성 기준을 충족하는지 점검한 뒤 허가한다"며 "정지해야 안전하다는 뜻이 아니라, 정지 상태로 안전성이 확보되는지가 기준이다"고 밝혔다. 그는 "의사 결정에 관해 청와대나 총리실, 여당 등으로부터 연락받은 것도 없다"며 "감사결과 전에 승인을 내리는 것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는 법적 검토를 포함해 여러 절차를 충분히 거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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