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법 "반성도, 피해 회복 노력도 없어"
서울북부지검, 서울북부지법. 한국일보 자료사진
프로 바둑기사 조혜연(35) 9단을 지속적으로 스토킹해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허경호)는 23일 조씨의 바둑학원 건물에 무단 침입하는 등 지속적으로 스토킹 및 협박을 가한 정모(47)씨에 대해 재물손괴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심리적 충격을 받고 경찰에 신고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도 불안감에 사설 경호원을 고용할 정도로 정신 충격이 심해 보인다"며 "업무방해 혐의와 관련, 학원 규모 등을 볼 때 범행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상당해 보인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정씨에 대해 "범행 대부분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는다"며 "피해자와 합의를 못했고 피해 회복을 위한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씨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조씨가 운영하는 바둑학원 1층 출입문 건물 외벽에 조씨를 비난하는 내용의 낙서를 한 혐의 등을 받는다. 또한 정씨는 조씨가 운영하는 바둑학원 안으로 수차례 들어가 "(조씨는) 나와 결혼한 사이다"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 등의 허위사실을 적시하며 소란을 피웠다. 이외에도 정씨는 조씨가 경찰에 자신을 신고하자 보복 목적으로 찾아가 협박하고, 지난 4월 조씨의 바둑대회 우승 기사에 협박성 댓글까지 단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 5월 협박,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등), 재물손괴, 건조물 침입, 명예훼손 등 혐의를 적용해 정씨를 구속 기소했다.
조씨의 스토킹 피해는 조씨가 지난 4월 청와대 국민청원에 '흉악한 스토커를 두려워하는 대한민국 삼십대 미혼여성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청원 글에서 조씨는 “나와 내 초등학생 제자들이 한 스토커의 1년여에 걸친 행패로 고통받고 있다"며 "스토커 처벌법을 강화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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