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명분 삼는 與, 정권 흔들고 싶은 野...양보없는 난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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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명분 삼는 與, 정권 흔들고 싶은 野...양보없는 난타전

입력
2020.10.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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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오른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이 22일 국회 의안과에 라임 옵티머스 펀드 금융사기 피해 및 권력형 비리 게이트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대규모 펀드 환매중단으로 촉발된 라임ㆍ옵티머스 사태의 불똥이 정치권으로 번졌다. 이미 옵티머스 사태에 전직 청와대 행정관 등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까지 투자 사실을 인정하면서 해명하는데 진땀을 빼야 했다. 라임 사태와 관련해서는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 연루 의혹이 제기되면서 여권을 긴장시켰다. 하지만 강 전 수석 연루설의 진원지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옥중폭로를 통해 야당 정치인과 일부 검사들의 개입설까지 제기하면서 화살이 전방위로 향하는 모습이다. 수세에 몰렸던 여당이 공세 일변도였던 야당과 검찰을 조준하면서 난타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라임ㆍ옵티머스 사태가 정치권에 미치는 파장과 향후 전망을 논의하기 위해 한국일보 국회팀 기자들이 카톡방에 모였다.

나를 돌아봐(돌아봐)= 라임ㆍ옵티머스 사태가 불거지고 수사가 시작된 지 시간이 좀 지났는데, 최근 정치권에서 크게 번지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야반도주= 정치권 특히 여권으로 의혹이 번지기 시작한 건 라임 사태 때문이었죠. 올해 7월 당시 이상호 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이 라임의 배후 전주(錢主)로 알려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8,000여만원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는데, 이후 여당 의원에게 양복 선물을 줬다는 보도까지 이어지면서 본격적으로 정치권을 긴장시켰습니다. 지난달에는 김 전 회장 재판에서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증언이 한 언론을 통해서 제기되면서 논란이 거세졌죠. 비슷한 시기 옵티머스 사건과 관련해서도 몸통으로 알려진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작성한 옵티머스의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에 ‘정부 여당 관계자들이 펀드수익자로 일부 참여 돼 있으며 권력형 비리로 호도될 우려가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당의 집중 공세가 이어진 거죠.

여의도 딸바봉(딸바봉)= 사태에 기름을 부은 건 김봉현 전 회장의 옥중폭로죠. 김 전 회장은 서신 형식을 통해 일부 검사들과 야당의 '지검장' 출신 정치인도 연루돼 있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친여 성향의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국감장에서 김 전 회장이 언급한 야당 정치인들의 이름까지 거론하고, 이들이 해당 사실을 부인하면서 사건의 불길을 더 걷잡을 수 없이 커진 거죠.


지난 4월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는 김봉현 전 회장의 모습. 연합뉴스


돌아봐= ‘김봉현 옥중 폭로’ 이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의지를 다지고 있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소통관 오미자(오미자)= 김 전 회장의 옥중폭로에 현직 검사들 연루 의혹이 제기되니 수세에 몰려 있던 민주당 입장에서는 반전 포인트를 찾은 것이죠.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주당은 공수처 출범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검찰의 신뢰 문제까지 제기된 상황은 공수처 출범 명분을 찾는 민주당에 딱 맞아 떨어진 사례가 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야반도주= 좀 더 생각해보면 수감 중인 김 전 회장이 과거 검찰 출신 야권 정치인에게 돈을 건넸다는 주장이 나온 순간 문재인 대통령과 여권 인사들에게는 지난 과거가 스쳤을 것입니다. 노무현 정부 때부터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이 공수처를 밀어붙인 가장 큰 이유는 ‘개혁의 대상에 개혁의 주체를 맡기면 안 된다’는 지론 때문인데요. 김 전 회장 폭로가 사실이라면 검찰이 중립적이지 못하다는 걸 증명해주는 셈이죠. 공수처법도 통과된 마당에 이제는 공수처를 통해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맡겨야 한다는 생각이 더 견고해졌을 겁니다.

돌아봐= 국민의힘은 일관되게 특검을 통해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죠. 국민의당과 공동으로 법안까지 발의했는데 그 배경은 무엇인가요.

야반도주= 추미애 법무부 장관 때문이라는 게 가장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야당 입장에선 추 장관이 정권 편향적 인사로 검찰을 장악했고, 공정하게 수사하려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막고 무소불위 권한을 휘두르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여권 게이트로 번질 가능성이 큰 사건이니 최대한 중립적인 수사를 통해 정권을 흔드는 단서들이 흘러나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검찰 수사보다는 특검이 유리하다고 보고 있는 듯 합니다.

여의도 딸바봉(딸바봉)= 하지만 야당의 특검 주장은 현 상황에서 ‘대답 없는 메아리’에 가깝죠. 174석 국회 권력을 틀어쥔 민주당이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기 때문인데요. ‘특검법 통과에만 한달 이상 걸리고, 수사팀을 꾸리는 데 서너달이 걸린다’는 게 민주당의 반대 이유에요. 내부적으로는 김경수 경남지사 사례가 반복될까 우려하는 모습도 감지됩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때 야당이 요구한 ‘드루킹 댓글조사 사건’ 특검을 덥석 받았다가 김 지사가 구속됐던 ‘뼈아픈’ 기억 때문이죠.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검·수원고검 산하 검찰청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옵티머스 사건 관련 자료를 스크린에 띄우고 있다. 오대근 기자


돌아봐= 여야간 난타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옵티머스 투자자 명단을 공개하면서 동명이인인 여권 인사들의 반발도 불러왔죠.

둔치 피톤치드= 유 의원이 공개한 명단에는 실제 옵티머스 펀드 투자를 인정한 김경협 민주당 의원,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이름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죠. 김진표ㆍ김영호 민주당 의원과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나와 무관한 동명이인” 이라며 즉각 선을 그었습니다. 박 전 대변인은 “전화 한 통 하셨으면 이런 실수는 안 하셨을 텐데 안타깝다”라며 유 의원 측이 확인도 거치지 않고 무책임하게 의혹만 불러일으켰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실제 민주당이 확인한 결과, 명단에 있는 김진표씨는 1970년생, 박수현씨는 여성이었다고 합니다.

오미자= 김진표 의원 측은 유 의원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생각까지도 했고요.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팩트 체크' 없이 여권 인사들 이름이 적힌 투자자 명단을 공개한 유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어요. 윤리특위 여당 간사인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유 의원을 윤리위에서 제척하는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돌아봐= 김봉현 옥중 폭로를 통해 현직 검사들에 대한 로비 의혹이 제기된 후 여권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야권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는데 그 배경도 궁금합니다.

딸바봉= 윤 총장과 이미 대척점에 서 있는 여당은 당연히 여권 인사들까지 다수 걸려 있는 사건을 윤 총장 손에 사건을 맡길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하죠. 이미 여권에서는 윤 총장을 검찰개혁 대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 마당에 김봉현 옥중폭로에 검사들이 등장하니 윤 총장을 겨냥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죠.

야반도주= 반면 야당은 추 장관 인사로 승진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옵티머스 사건을 배당 받고도 이 사건을 오래 깔아뭉개고 여권에 대한 의혹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있다는 의심을 하고 있죠. 이 지검장의 감찰까지 운운할 정도니까요. 뿐만 아니라 이성윤 지검장 손에는 현재 윤 총장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사건과 장모 불법 의료기관 개설 사건, 윤 총장 측근인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 친형 사건 등도 있습니다. 야당 입장에서는 추 장관 ‘라인’인 이 지검장이 윤 총장을 흔들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엄호하려는 성격도 하는 것 같습니다.

돌아봐= 국감이 끝나도 남은 정기국회 내내 라임ㆍ옵티머스 사태는 뇌관이 될 것 같습니다. 정치권에 미칠 향후 영향에 대해 어떻게 예상하나요.

딸바봉= 민주당은 일단 겉으로는 ‘문제 없다’고 호언 장담 합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연루설이 도는 의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취재’를 했더니, 문제 없음을 확인 받았다고 하네요. 물론 신중한 시각도 있습니다. 민주당 지도부 한 의원은 사석에서 “민주당 의원이 174명이나 되는 데 개인 일탈을 모두 배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야반도주= 미니 대선 격인 내년 4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니 여야 할 것 없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끝까지 상대를 향해 겨눌게 뻔합니다. 검찰이 수사 결과는 내놓겠지만 여든 야든 다 받아들이지 못할 가능성이 커요. 이미 진영논리로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그럴 경우 야당에서는 지속적으로 특검 주장에 매달릴 수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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