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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관 출신 프로파일러… "과학수사는 선택 아닌 필수"

입력
2020.10.2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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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차운 전남경찰청 프로파일러

지난 6일 전남경찰청에서 차운(54) 전남청 프로파일러가 2018년 '전남 여고생 살인사건' 당시 수사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은서 기자

지난 6일 전남경찰청에서 차운(54) 전남청 프로파일러가 2018년 '전남 여고생 살인사건' 당시 수사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은서 기자

"일선 수사관일 때 느낀 게 있어요. 심증에 불과했던 것들인데, 과학수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가 명확해지는 때가 있더라고요. 꼭 과학수사가 있어야겠구나 싶었어요."

6일 전남경찰청에서 만난 범죄분석팀장(프로파일러) 차운(54) 경감은 현직 프로파일러 중 유일하게 특채가 아니라 과학수사요원 중 선발된 베테랑 수사관이다. 2018년 초 승진 후 일선 경찰서로 나가려던 참에 전남청 프로파일러가 경기청으로 자리를 옮겨 공석이 되자, 대한민국 최고의 프로파일러가 되겠다는 포부를 품고 지금의 자리를 택했다.

그는 6년 동안 조사 형사로 일선 경찰서에서 근무한 후 2005년 수사보안연수원 범죄분석전문과정 1기 전문과정 교육을 수료했고, 지문ㆍ몽타주ㆍ법최면 전문요원, 화재전문 수사관으로서 14년간 현장을 뛰면서 다양한 과학수사 경험을 쌓았다. 숱한 경험을 통해 차 경감이 얻은 결론은 현장 수사와 프로파일링의 상호 보완 관계다. 얼핏 보면 발로 뛰는 현장 수사와 각종 과학 기법을 동원하는 프로파일링이 전혀 다른 영역인 듯 하지만 사실 이 둘은 뗄래야 뗄 수는 관계다.

차 경감은 일선서에서 수사관으로 일하면서 과학수사의 중요성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차 경감은 "단순한 음주 폭행에서도 사건 당사자들이 엇갈리는 증언을 하면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며 수사의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던 중 과학수사에 눈이 트이게 한 건 법최면 수사였다. 차 경감은 “사건 당시 상황을 전혀 기억 못하다가도 법최면을 거치자 생생하게 기억해 내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며 "그 때부터 과학수사가 정말 중요하고 재밌는 분야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차 경감은 이후 과학 수사 경력을 전문적으로 쌓기 위해 미국ㆍ캐나다 등에서 범죄심리 관련 견문을 넓히고 대학원에서 사회심리학을 공부했다. 연수 당시 캐나다 토론토에서 만난 한 프로파일러는 차 경감에게 "내가 석ㆍ박사 학위가 없어도 프로파일러를 할 수 있는 건 강력 사건 현장에서 쌓은 경험들 덕분"이라며 차 팀장에게 자신감을 심어 줬다.

차 경감은 "국내 프로파일러 대부분은 심리학ㆍ사회학 전공자 출신 특채인데, 거꾸로 현장을 경험한 후 프로파일링에 필요한 다양한 공부를 통해 프로파일러가 되는 방법도 있음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파일러로서의 삶은 이제 도약 단계인 만큼, 다양한 사건 경험과 연구를 통해 최고의 프로파일러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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