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차운 전남경찰청 프로파일러
"일선 수사관일 때 느낀 게 있어요. 심증에 불과했던 것들인데, 과학수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가 명확해지는 때가 있더라고요. 꼭 과학수사가 있어야겠구나 싶었어요."
6일 전남경찰청에서 만난 범죄분석팀장(프로파일러) 차운(54) 경감은 현직 프로파일러 중 유일하게 특채가 아니라 과학수사요원 중 선발된 베테랑 수사관이다. 2018년 초 승진 후 일선 경찰서로 나가려던 참에 전남청 프로파일러가 경기청으로 자리를 옮겨 공석이 되자, 대한민국 최고의 프로파일러가 되겠다는 포부를 품고 지금의 자리를 택했다.
그는 6년 동안 조사 형사로 일선 경찰서에서 근무한 후 2005년 수사보안연수원 범죄분석전문과정 1기 전문과정 교육을 수료했고, 지문ㆍ몽타주ㆍ법최면 전문요원, 화재전문 수사관으로서 14년간 현장을 뛰면서 다양한 과학수사 경험을 쌓았다. 숱한 경험을 통해 차 경감이 얻은 결론은 현장 수사와 프로파일링의 상호 보완 관계다. 얼핏 보면 발로 뛰는 현장 수사와 각종 과학 기법을 동원하는 프로파일링이 전혀 다른 영역인 듯 하지만 사실 이 둘은 뗄래야 뗄 수는 관계다.
차 경감은 일선서에서 수사관으로 일하면서 과학수사의 중요성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차 경감은 "단순한 음주 폭행에서도 사건 당사자들이 엇갈리는 증언을 하면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며 수사의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던 중 과학수사에 눈이 트이게 한 건 법최면 수사였다. 차 경감은 “사건 당시 상황을 전혀 기억 못하다가도 법최면을 거치자 생생하게 기억해 내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며 "그 때부터 과학수사가 정말 중요하고 재밌는 분야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차 경감은 이후 과학 수사 경력을 전문적으로 쌓기 위해 미국ㆍ캐나다 등에서 범죄심리 관련 견문을 넓히고 대학원에서 사회심리학을 공부했다. 연수 당시 캐나다 토론토에서 만난 한 프로파일러는 차 경감에게 "내가 석ㆍ박사 학위가 없어도 프로파일러를 할 수 있는 건 강력 사건 현장에서 쌓은 경험들 덕분"이라며 차 팀장에게 자신감을 심어 줬다.
차 경감은 "국내 프로파일러 대부분은 심리학ㆍ사회학 전공자 출신 특채인데, 거꾸로 현장을 경험한 후 프로파일링에 필요한 다양한 공부를 통해 프로파일러가 되는 방법도 있음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파일러로서의 삶은 이제 도약 단계인 만큼, 다양한 사건 경험과 연구를 통해 최고의 프로파일러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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