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거거익선’(크면 클수록 좋다는 의미) 트렌드가 자리잡은 가전 시장에 최근 ‘소용량 프리미엄’ 바람이 불고 있다. 1인가구가 늘어나고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작은 거주환경에서 실용적인 제품을 사용하길 원하는 요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좁은 공간에도 설치 가능한 ‘그랑데 AI’ 세탁기ㆍ건조기 소용량 신제품을 국내ㆍ외에 출시했다. 신제품은 10㎏ 세탁기와 9㎏ 건조기로 그랑데 AI만의 인공지능 기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심플한 컨트롤 패널, 콤팩트한 디자인 등은 강화했다. 삼성전자가 10㎏ 소용량 세탁기 신제품을 국내에 도입하는 것은 지난 2014년 이후 처음이다.
LG전자도 12㎏ 용량의 인공지능 DD(Direct Drive)세탁기 ‘LG 트롬 세탁기 씽큐’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LG전자가 지난 7월에 출시한 9㎏ 용량의 트롬 건조기 씽큐와 함께 위아래로 설치하면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근거리무선통신(와이파이)를 통해 가전관리 애플리케이션(앱) LG 씽큐와 연결도 가능하다. 9㎏ 용량의 LG 트롬 건조기 씽큐와 연동시켜 스마트페어링 기능을 사용하면 세탁기가 세탁코스 정보를 건조기에 전달하고 건조기가 알아서 건조코스를 설정한다.
콤팩트한 크기의 프리미엄 제품은 냉장고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냉장고는 소비자가 자신의 취향에 맞춰 제품의 색상과 구성을 다양하게 조합할 수 있다. 1인가구가 사용하기에도 부담이 덜한 소용량부터 시작해, 이후 가족 구성원 변화에 따라 제품의 구성을 키울 수 있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큐브 형태의 비스포크 ‘큐브 냉장고’도 출시할 예정이다. 보관하는 내용물에 따라 ‘와인큐브’와 ‘비어큐브’, ‘뷰티큐브’ 등으로 활용 가능하다.
거거익선 트렌드의 대표 제품이었던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도 중형급 크기 제품 인기가 늘고 있다. 안방용 세컨드TV나 게이밍TV 등 활용도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도 48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의 출하량이 34만3,000여대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옴디아는 오는 2024년에는 48형 제품의 출하량이 49만여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추세는 판매에서도 확인된다. LG전자가 지난 7월 국내 고객 대상으로 진행한 48형 올레드 TV 예약 판매는 3차례 모두 1분 만에 전 물량이 ‘완판’됐다. 이 제품은 앞서 출시된 유럽 일부 국가에서도 출시 첫 주 매장 전시용 제품을 제외한 전 물량이 모두 팔린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소형 가전의 경우는 1인 가구 또는 협소한 가옥구조에 들어가는 저렴한 제품이 중심이었는데, 최근 프리미엄 소용량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며 “소형가전도 프리미엄 제품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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