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계절 독감) 백신을 접종 받은 뒤 사망한 사례 중 제조번호가 동일한 백신이 확인됐다. 사망자마다 백신이 달라 백신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고 주장해왔던 방역당국의 설명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백신 자체에 대한 검증 요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청(질병청)은 22일 오후 설명자료를 통해 이날 오후 4시 기준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후 사망 신고 사례가 25건이라고 밝혔다.
날짜별로 보면 16일에 첫 신고가 발생하고 19일 1건, 20일 4건의 신고가 추가됐는데 21일엔 10건, 22일에 9건 등 신고 건수가 급증했다.
사망자가 접종받은 백신 제품명과 제조번호를 보면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Q60220039, 어르신용) 접종자 중 2명, 플루플러스테트라(YFTP20005,어르신용) 접종자 중 2명, 스카이셀플루4가(Q022048, 어르신용) 접종자 중 2명, 스카이셀플루4가(Q022049, 어르신용) 접종자 중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질병청은 지난 21일 긴급브리핑을 통해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고, 백신 자체의 독성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 사망자가 접종한 백신이 전부 다르다는 점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같은 질병청의 주장과 달리 동일한 백신 접종자 중 복수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해당 백신에 대한 안전성 여부가 도마에 오르게 됐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존 사망자와 같은 백신 접종자로부터 추가 사망자가 발생할 경우 “해당 백신을 봉인조치하고, 접종을 중단하면서 식약처(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재검정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동일 제조번호(로트) 1개당 15만명분의 백신이 생산되기 때문에 현재까지 복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4개의 제조번호 백신의 접종을 중단하면 60만명분의 접종이 지연된다.
당국은 오는 23일 예방접종 피해조사반회의를 열고 백신 접종 중단 여부 등을 포함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질병청은 “내일(23일) 예방접종 피해조사반회의 등을 개최해 추가 신고 사례에 대해 전문가와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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