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에 시달리던 30대 택배노동자가 또다시 숨졌다. 고인은 주로 야간 시간에 일했고 쓰러지기 직전에는 30시간 넘게 밤샘 근무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들어 13번째 택배노동자의 사망이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는 CJ대한통운 곤지암허브터미널 소속 간선차 운전자 강모(39)씨가 20일 오후 11시50분쯤 곤지암허브터미널 주차장 간이휴게실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시간 뒤쯤 숨졌다고 22일 밝혔다. 고인은 CJ대한통운 협력업체 소속 차주가 계약한 운전기사로, 곤지암허브터미널을 중심으로 수도권의 서브터미널을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의 사망으로 올해 과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택배노동자는 13명으로 늘었다. 택배 분류 작업과 배달 업무를 하는 택배기사가 9명, 물류센터 분류 노동자가 3명, 운송 노동자가 1명이다. 이 중 CJ대한통운 노동자가 6명이다.
대책위가 공개한 근무 일지에 따르면 고인은 추석 연휴부터 사망하기 직전까지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 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근무일지에 고인은 지난 18일 일요일 오후 2시쯤 출근해 다음날인 19일 낮 12시까지 근무한 뒤 퇴근했다. 밤잠도 자지 못한 채 22시간 연속 일을 했다는 얘기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고인은 퇴근한 지 약 5시간 뒤인 이날 오후 5시쯤 다시 출근했다. 그리고 31시간 뒤인 다음날 20일 오후 11시50분쯤 배차를 마치고 들른 주차장 간이 휴게실에서 쓰러졌다.
유가족은 고인은 주로 야간에 근무하면서 불규칙하게 일했고, 배차 명령이 떨어지면 집에서 쉬다가도 바로 출근해 운전대를 잡아야 했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택배 물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평소보다 50% 이상 근무 시간도 늘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책위는 "고인이 평소 심장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지만 늘어난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일요일도 쉬지 못하고 고된 노동을 해왔던 것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며 "배송을 담당하는 택배기사 외에도 간선차 운전자 등 택배업계 전반에 만연해 있는 장시간 고된 노동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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