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당 일부 인사들과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당 원로들이 쓴소리를 쏟아냈다. 임기가 아직 6개월 가량 남은 김 위원장에게 전당대회를 빨리 열어 당을 정상적인 체제로 되돌려 놓을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 위원장은 2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상임고문단과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나오연 정재철 문희 등 전직 의원들이 함께했다. 김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당원 모두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데 총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협력을 당부했다.
당 원로들은 모두발언부터 돌직구를 날렸다. 박 전 의장은 "김종인 위원장께서 고생을 많이 하고 있지만 '야당이 야당 역할 못한다'는 것이 일반 국민들 전반적인 생각"이라며 "야당은 여당보다 훨씬 더 열정적이고 적극적인 것은 물론 공격적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전 의장은 비공개회의에서도 좀 더 직설적으로 김 위원장에게 당 운영에 대해 얘기했다. 그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비상대책기구라는 게 원래 오래 가는 게 아니다"라며 "이렇게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당을 운영할 게 아니라 정식으로 전당대회 열어 전 당원의 신임을 받자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해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는 얘기를 면전에서 한 것이다. 이에 대해 다만 다른 참석자는 "비대위가 물러나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었고, 원론적 의미에서 제대로 대표를 세우라는 의미였다"고 해석했다.
이같은 원로들의 발언에 김 위원장은 별 다른 반응을 내비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상임고문단의 말씀을 들은 김 위원장은 당의 선거 준비 과정과 정양석 신임 사무총장 임명 배경 등을 설명하면서 '서울시장 후보도 준비 잘 하겠다'며 원로들의 협조를 구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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