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영웅 파우치 '재앙', 바이든 '부패' 낙인
대선 막판 지지율 열세, 지지층 결집 승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더 독해졌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를 겨냥해선 ‘부패 정치인’ 같은 표현으로 연일 낙인 찍기를 시도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도움을 줬던 책임자는 ‘재앙’이라고 몰아세웠다. 캠프 참모진 회의에선 승리 메시지를 공개하며 열광하는 지지자 결집에 나섰다. 선거 종반전에도 열세인 ‘언더독’ 후보자의 전형적인 역전 노림수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을 보름 앞둔 19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공개된 선거캠프 참모들과의 통화에서 “만약 파우치를 해임했다면 더 큰 폭탄이 됐을 것이다. 파우치는 재앙이다. 사람들은 파우치와 멍청이들의 (코로나19) 얘기를 듣는 것에 진절머리를 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응 실패로 대선에서 고전 중인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개월간 최전선에 섰던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ㆍ감염병연구소(NAID) 소장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발언인 셈이다.
그는 이날 애리조나주 프레스콧 현장 유세에서도 책임 회피로 일관했다. 애리조나는 공화당 아성이었지만 바이든 후보가 앞서가는 지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인이 개최한 유세 중 역사상 가장 많은 인원이 왔는데도 (언론들은) 보도를 안 한다”, “우리가 경제 기초를 그렇게 강하게 세워두지 않았다면 (경제는) 재앙이 됐을 것이다” 등의 주장을 폈다. 바이든 후보에 대해선 ‘졸리고, 미친, 사기꾼 조’라고 불렀다.
그는 참모들에겐 “우리가 이길 것이다. 내가 지는 것으로 나오는 언론 보도는 무시하라”고도 했다. 앞서 16일 조지아주 유세에선 “(선거에서 진다면) 나는 미국을 떠날 수도 있다”고 폭탄성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상대 깎아 내리기, 위기감 조성, 판세 역전 가능성 주입 등으로 열혈 지지층 막판 결집을 시도하는 전형적인 전략이다.
하지만 선거 열세는 쉽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한 곳을 막으면 다른 곳에서 지지율이 떨어지는 식이다. 이날 공개된 로이터통신ㆍ입소스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ㆍ플로리다주(州)에선 지지율 격차를 줄였지만, 위스콘신ㆍ애리조나에선 차이가 더 늘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바이든 후보가 선거인단 226명, 트럼프 대통령은 125명을 확보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270명 이상을 얻어야 승리하는 미국 대선 구조 상 트럼프 대통령은 남은 경합주 11곳에서 145명 이상을 확보해야 역전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플로리다 등 6개 핵심 경합주(선거인단 101명)를 모두 잡고 추가로 다른 격전지에서도 승리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일간 뉴욕타임스는 “플로리다ㆍ노스캐롤라이나ㆍ펜실베이니아에서 공화당 등록 유권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트럼프 지지층 결집 움직임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함께 펜실베이니아주 최대 접전지 이리카운티를 찾아 동반 유세를 펼칠 예정이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 “미국인들은 그의 바이러스에 대한 거짓말에 지쳤다”며 일갈을 날렸다. 또 차량을 타고 온 소수 지지자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식의 ‘조용하고 안전한 현장 유세’ 전략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차별화도 꾀하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