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로비스트' 신모씨의 동업자 2명 소환
소문만 무성했던 로비 의혹 실체 드러날까
1조2,000억원대 펀드 사기를 저지른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의 정ㆍ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로비 창구로 지목된 4명 가운데 2명을 최근 잇달아 소환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은 한국마사회 사업에 대한 옵티머스의 투자 과정에서 로비 활동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관련자들의 엇갈린 진술 탓에 소문만 무성했던 옵티머스의 로비 의혹 실체가 규명될지 주목된다.
2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주민철)는 옵티머스 측 로비스트로 알려진 김모씨와 기모씨를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들의 소환은 두 번째다. 김씨와 기씨는 ‘옵티머스의 정계ㆍ법조계 연결고리’로 지목된 연예기획사 대표 출신 신모(56)씨와 함께 활동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16일 신씨 사무실이 있던 강남N타워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곳의 출입기록과 폐쇄회로(CC)TV 영상은 물론, 김씨와 기씨의 휴대폰도 확보했다.
지난 7월 말 펀드 사기 범행으로 구속기소된 윤석호(43) 옵티머스 이사 등은 검찰에서 “신씨와 김씨, 기씨가 옵티머스 이권 사업뿐 아니라, 수사 및 재판 등에도 개입하려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들 3명은 2018년 말 옵티머스가 투자한 한국마사회의 충남 금산 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ㆍ레저테마파크 사업에 깊숙이 관여했다. 금산 지역 관계자들은 “신씨와 기씨 등이 화상경마장 사업을 홍보하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했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기씨의 경우, 이 사업 시행사였던 M사의 대표이사 직함을 달고 대외 활동에도 직접 나섰다. 화상경마장 사업은 지역의 반대 여론으로 결국 무산됐으나, 옵티머스 안팎에선 “사업 성사를 위해 정ㆍ관계 로비가 이뤄졌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한다. 검찰은 “신씨와 김씨 등이 마사회장 지인에게 로비를 한 것으로 안다”는 진술도 이미 확보한 상태다. 다만 두 사람은 검찰 조사에서 로비 의혹을 강력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옵티머스 주변에선 핵심 로비스트로 신씨를 꼽고 있다. 과거 옵티머스 투자금이 흘러 들어갔던 ‘성지건설 횡령 사건’을 두고 “신씨가 ‘옵티머스로 번지는 걸 내가 막았다’고 과시했었다”는 증언이 대표적이다. 또, “법원 인맥이 두터운 신씨가 향후 옵티머스 재판 상황을 봐 줄 수 있다”는 말도 나왔다고 한다. 옵티머스의 로비 대상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청와대 행정관 출신 H씨가 신씨 사무실을 자주 찾았다는 소문도 있다.
검찰은 조만간 신씨도 불러 로비 의혹을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들과는 별개로 활동했던 또 다른 로비스트인 정영제(57ㆍ수배 중) 전 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의 신병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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