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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생멸치, 1년 지나도 '생물' 느낌 그대로… '자기장 활용 냉동기법'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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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생멸치, 1년 지나도 '생물' 느낌 그대로… '자기장 활용 냉동기법' 도입

입력
2020.10.20 10:54
수정
2020.10.20 13:36
0 0

남해수협, 수산식품산업 거점단지 준공
영하 55도 초저온 상태서 급속동결해
일반 냉동창고(영하 30도)로 옮겨 보관
해동하면 급속동결 전 상태로 복원돼
"생선회도 탱글탱글한 선어 회맛 즐겨?
활어 상태일 때보다 더 맛있다는 반응"

경남 남해수협이 '자기장 활용 냉동기법(CAS)'을 도입, 소비자들에게 연중 신선한 수산물을 제공하는 길을 열었다. 남해군 제공

경남 남해수협이 '자기장 활용 냉동기법(CAS)'을 도입, 소비자들에게 연중 신선한 수산물을 제공하는 길을 열었다. 남해군 제공


매년 봄철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남해 생멸치‘를 봄이 아니더라도 1년 365일 생멸치의 고소함과 부드러움을 맛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경남 남해군은 남해수협이 국내 수협 최초로 ’자기장 활용 냉동기법(CASㆍCells Alive System)‘를 도입해 언제 어디서든 ’생(生)물 생선‘ 그대로의 맛과 식감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20일 밝혔다.

’카스(CAS)‘는 단어 자체가 품고 있는 뜻 그대로 ’세포(Cells)‘를 ’살리는(Alive)‘는 냉동 시스템으로, 자기장 원리를 냉동기술에 접목시킨 신기술이다. 냉동 후 해동하더라도 세포 의 손상이 없어 원물 그대로의 상태가 유지된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앞서 남해수협은 지난해 11월 준공한 ’수산식품산업 거점단지‘ 조성 단계에서부터 ’CAS‘ 도입을 검토ㆍ추진했다.

수산식품산업 거점단지는 국비 등 147억 원이 투입된 대형 수산 기반 사업으로, 남해 수협은 국내 유일의 멸치 식품 가공시설을 건립해 멸치를 이용, 다양한 상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수협은 사업 추진 초기 대형 냉동창고와 가공시설 등 수산식품산업 거점단지 인프라에 걸맞은 신기술 시스템을 도입키로 결정하고, 일본 ABI사에서 개발한 CAS시스템을 적극 검토했다.

김창영 남해수협 조합장을 비롯한 수협 관계자들은 이미 CAS를 도입한 제주 민간업체(흑돼지 돈가스)를 방문하고, 일본 현지 ABI사를 견학하는 등 사전 준비를 거쳐 도입을 결정했다.

수협은 신선 수산물을 연중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특히 멸치의 경우 철마다 맛이 다른데다 일반 냉동 멸치의 경우 생물에 비해 맛이 떨어져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을 수 있는 단점을 보완하는 데 이 시스템이 최적이라고 판단했다.


자기장 활용 냉동기법과 함께 대형냉동창고, 가공시설 등을 갖춘 남해수협 수산식품산업 거점단지 전경. 남해군 제공

자기장 활용 냉동기법과 함께 대형냉동창고, 가공시설 등을 갖춘 남해수협 수산식품산업 거점단지 전경. 남해군 제공


남해수협은 이 시스템을 통해 섭씨 영하 55도의 초저온 상태에서 급속동결한 수산물을 일반 냉동창고(영하 30도)로 옮겨 보관한다. 물과 분자를 급속동결하기에 조직이 파괴되지 않고, 단백질 변성과 지방 산화를 방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급속동결된 제품은 향후 해동하더라도 물기가 없고, 급속동결하기 전 상태 그대로 복원된다.

멸치 뿐만 아니라 생선회도 해동하면 탱글탱글하고 숙성된 선어 회맛을 즐길 수 있어 활어 상태일 때보다 더 맛있다는 반응을 얻고 있으며, 1~2년씩 냉동 보관하더라도 일단 급속동결된 제품은 원물 상태 그대로 유지된다.

제품 생산ㆍ판매에 나선 남해수협은 아직 초창기여서 물량이 많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남해지역 식당 뿐 아니라 전국 유통망으로 보급을 확대할 계획으로, 현재는 수협 판매장과 이마트몰에 우선 공급하고 있다.

남해수협은 멸치에 이어 우럭ㆍ참돔ㆍ삼치ㆍ고등어ㆍ메가리 등 모든 수산물에 CAS기법을 적용하고 생산량도 늘리기로 했다.

장충남 남해군수는 "CAS 수산물을 녹이니 생물보다 더 식감과 맛이 좋아 미식가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남해 수산업을 한단계 더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동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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