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회 아산상 수상자 선정
민형래 원장 의료봉사상
사회봉사상에는 성모자애원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이 수여하는 제32회 아산상 대상에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27년간 현지 주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병원과 유치원, 초등학교를 설립하고 봉사해 온 여혜화 베네딕다(72) 수녀가 선정됐다.
여 수녀에게는 상금 3억원이 주어지며 의료봉사상, 사회봉사상,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효행가족상 등 총 6개 부문 12명(단체 포함)의 수상자에게 모두 7억7,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11월 25일 오전 11시 서울 송파구 아산사회복지재단 아산홀에서 열린다.
여 수녀는 필리핀 간호대에서 간호사 자격을 취득하고 소록도에서 3년간 봉사 활동을 마친 뒤 1993년 우간다 파견을 자원했다. 수녀회에서 최초로 우간다에 파견된 여 수녀는 당시에 대해 “아무 기반도 없는 지역에서 힘든 생활이 예상됐지만 기쁜 마음으로 가기로 결정했고 돌아올 생각은 처음부터 하지 않았다”고 했다.
여 수녀는 우간다 진자 지역에 병원 역할을 하는 성 베네딕도 헬스센터를 세우고 산부인과와 치과, 에이즈센터를 운영해왔다. 우간다에서는 간호사도 진료ㆍ처방이 가능해 초기에는 직접 치료에 참여했으며, 지금은 현지 의사들이 매일 외래 환자 200여명을 진료하고 있다.
여 수녀는 병원 외에도 성 베네딕도 유치원, 초등학교를 세워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수녀원ㆍ농장ㆍ양어장 등으로 구성된 우간다 공동체의 총 원장을 맡아 직접 사탕수수 농사를 짓고 민물고기 치어를 기르며 공동체 자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산상 의료봉사상 수상자로는 파키스탄 사막 지역에 종합병원을 세우고 19년간 가난한 이들을 치료하며 인술을 실천해온 민형래(54) 파키스탄 차초로병원 원장이 선정됐다. 민 원장은 고신대 의대를 졸업하고 일반외과 수련을 하던 1999년 네팔에서 2개월 간 의료 봉사를 했으며, 2001년부터는 파키스탄에서 의료 봉사를 했다.
2003년에는 파키스탄 사막 지역의 아이들에게 교육 기회를 주기 위해 학교와 기숙사를 겸한 호스텔을 세웠다. 2006년 지인이 후원한 종잣돈 7만달러를 시작으로 7년 동안 4억 원의 후원금을 모금했고, 2013년 신생아실과 수술실, 검사실, 50여개 병상을 갖춘 종합병원인 차초로병원을 열었다.
민 원장은 병원 설립 때부터 10세 미만 어린이는 무료 치료를 원칙으로 삼았다. 차초로병원에는 매일 100여명의 외래 환자가 찾고 있으며, 현재까지 10만여명의 지역 주민이 의료 혜택을 받았다.
아산상 사회봉사상에는 장애인ㆍ노인ㆍ노숙인을 위한 복지시설을 세우고 84년간 소외 계층의 보금자리 역할해 온 사회복지법인 성모자애원(대표 곽지숙 마리인덕 수녀)이 선정됐다. 성모자애원은 프랑스 출신의 남대영(본명 루이 델랑드ㆍ1895~1972) 신부가 1920년대 한국에 파견된 후 소외계층을 돌보기 시작한 것이 모태였다. 남 신부와 초기에 공동체 봉사 활동을 함께 했던 수녀들이 1936년 눈길에 쓰러진 할머니와 고아 2명을 데려와 공동체 내에서 보살피기 시작하면서 성모자애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93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인 구호사업을 펼치기 시작한 성모자애원은 갈 곳 없는 이들을 공동체로 데려와 직접 보살폈으며, 한국전쟁 이후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보금자리와 한센인을 위한 마을을 조성하는 등 시대별로 필요한 복지사업을 펼쳤다.
아산상은 1989년 정주영 아산재단 설립자의 뜻에 따라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거나 효행을 실천한 개인이나 단체를 찾아 격려하자는 의미에서 제정됐다. 올해 설립 43주년을 맞는 아산재단은 ‘우리 사회의 가장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설립 이념을 계승하기 위해 봉사와 나눔 정신을 실천한 분들을 수상자로 선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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