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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원 ㆍ 박준면 “제가 딱 우피 골드버그 같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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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원ㆍ박준면 “제가 딱 우피 골드버그 같지 않아요?”

입력
2020.10.20 04:3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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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와 영혼’의 뮤지컬 버전 ‘고스트’
영매 ‘오다 메’?역 번갈아 맡아 화제

뮤지컬 ‘고스트’에서 영매 오다 메 역을 번갈아 연기하는 배우 박준면(왼쪽)과 최정원. ‘맘마미아’에서 주인공 도나와 단짝 로지로 오랜 호흡을 맞췄던 두 사람은 실제로도 돈독한 우정을 자랑한다. 신시컴퍼니 제공

뮤지컬 ‘고스트’에서 영매 오다 메 역을 번갈아 연기하는 배우 박준면(왼쪽)과 최정원. ‘맘마미아’에서 주인공 도나와 단짝 로지로 오랜 호흡을 맞췄던 두 사람은 실제로도 돈독한 우정을 자랑한다. 신시컴퍼니 제공


뮤지컬 ‘고스트’라 쓰고 ‘오다 메’라 읽는다. 출연 배우들끼리도 농담 삼아 말한다. “제목을 ‘오다 메’로 바꿔야 한다”고. 오다 메가 등장할 때마다 객석을 뒤집어 놔서다. 주연 부럽지 않은 조연이다.

‘고스트’는 패트릭 스웨이지와 데미 무어가 주연한 영화 ‘사랑과 영혼’을 무대화한 작품. 오다 메는 주인공 샘(스웨이지)과 몰리(무어)를 이어 주는 괴짜 영매, 우피 골드버그가 연기했던 바로 그 역할이다. 배우 최정원(51)과 박준면(44)은 오다 메를 번갈아 맡는다. 색깔은 조금 다르다. 최정원은 노련하고 능청스럽게, 박준면은 통통 튀고 익살맞게. 두 배우 때문에라도 ‘고스트’는 두 번 봐야 한다는 평이 적지 않다. 최근 서울 신도림동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두 배우를 마주했다.


배우 최정원이 15일 서울 신도림동디큐브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고스트' 프레스콜에서 극중 한 장면을 선보이고 있다. 뉴시스

배우 최정원이 15일 서울 신도림동디큐브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고스트' 프레스콜에서 극중 한 장면을 선보이고 있다. 뉴시스


둘의 무대 인연은 오래됐다. 1996년 뮤지컬 ‘쇼코메디’에서 시작해 2000년 ‘렌트’를 찍고 지난해 ‘맘마미아’까지. “처음 만났을 때도 최정원 선배는 톱스타였고, 저는 앙상블 막내였어요. ‘우와~ 신기하다’면서 몰래 훔쳐봤던 분인데, 이젠 같은 역할이라니요!” 박준면 얘기에 최정원이 장난스럽게 옆구리를 쿡 찔렀다. “넌 그때부터 ‘포스’가 장난 아니었거든.”

그 포스 덕이었을까. 최정원의 추천도 있었지만, 박준면은 난다 긴다 하는 배우들은 다 지원했다는 오디션을 거쳐 오다 메 역을 따냈다. “외모부터 제가 오다 메 역에 딱 맞는 압도적인 비주얼이긴 하죠(웃음). 뮤지컬 배우가 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쁘게 연기하고 있어요.”


배우 박준면(가운데)이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고스트' 프레스콜에서 극 중 한 장면을 선보이고 있다. 뉴시스

배우 박준면(가운데)이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고스트' 프레스콜에서 극 중 한 장면을 선보이고 있다. 뉴시스


최정원도 2013년 초연 당시 오디션으로 선발됐다. 20년 넘게 주연만 한 뮤지컬계 대표 배우가 오디션을 거쳐 조연 자리를 따냈다 해서 화제가 됐다. 도전 이유는 의외로 간단했다. “제가 코미디를 매우 좋아해요. 거기다 오다 메는 에너지를 뿜어내는 캐릭터라, 무대에 오르면 날아갈 듯 신나요. 공연을 마치면 다른 배우들은 땀에 흠뻑 젖어 있는데, 저만 뽀송뽀송하다니까요. 힘든 줄 모르겠어요.”

우피 골드버그는 이들에게 도전심을 자극하는 존재다. 박준면은 영화 속 골드버그의 연기를 여러 번 돌려봤다. “오랫동안 흠모했던 배우예요. 저같이 개성이 도드라지는 배우에겐 따라야 할 롤모델이자 스승이죠(웃음).” 최정원도 보탰다. “주변에선 그래요. 섹시한 ‘시카고’ 같은 작품을 하다가 왜 ‘고스트’냐고. 전 이렇게 대답하죠. 팔자주름, 튀어나온 앞니, 까무잡잡한 피부, 내가 딱 골드버그 아니냐고요(웃음).”


영화 '사랑과 영혼' 속 우피 골드버그(왼쪽). 한국일보 자료사진

영화 '사랑과 영혼' 속 우피 골드버그(왼쪽). 한국일보 자료사진


오다 메는 원래 엉터리 점성술사이지만 샘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영적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독특하고 웃기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사랑과 위안과 위로를 건네기도 하는 캐릭터다. 코로나19 시대에 필요한 덕목이다. 잇따른 공연 취소로 막막한 시간들을 견뎌 내야 했던 두 배우도 오다 메를 통해 위로받았다.

“삶이 두렵게 느껴지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저도 무대에 서지 못할 때는 살이 죽죽 빠지기도 했어요. 이번 공연을 하면서 종종 생각해요.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면 천국에 가져갈 무대와 추억과 가족과 사랑이 있다는 게 참 행복하다고. 코로나19로 힘겨워하는 분들에게도 치유의 힘을 드리고 싶어요.”(최정원)

“나이 든다는 게 참 좋아요. 배우로서 보여드릴 수 있는 이야기가 풍성해지니까요. 익숙한 이야기를 새로운 방식으로 전달할 수도 있고요. ‘고스트’처럼요. 멀지 않은 미래에 관객들이 마스크를 벗고 실컷 환호하면서 공연을 즐기는 것, 그것만이 제 꿈이에요.”(박준면)

공연은 내년 3월 14일까지.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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