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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강제 구금"…홍콩시위 중 사라진 64세 할머니의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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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강제 구금"…홍콩시위 중 사라진 64세 할머니의 폭로

입력
2020.10.19 09:58
수정
2020.10.1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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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중국 공안에 체포돼 구금
'애국심 고취' 정신 교육 등 학대

홍콩 민주화 시위에 꾸준히 참석하다 지난해 8월 갑자기 자취를 감춘 64세의 알렉산드라 웡(왼쪽)이 지난 17일 홍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 중국 공안에 체포돼 감금·고문당한 사실을 폭로하면서 눈물을 닦고 있다. / 홍콩=AFP 연합뉴스.

홍콩 민주화 시위에 꾸준히 참석하다 지난해 8월 갑자기 자취를 감춘 64세의 알렉산드라 웡(왼쪽)이 지난 17일 홍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 중국 공안에 체포돼 감금·고문당한 사실을 폭로하면서 눈물을 닦고 있다. / 홍콩=AFP 연합뉴스.

홍콩 민주화 시위에 꾸준히 참석하다 지난해 8월 갑자기 자취를 감춘 64세의 운동가가 14개월 만에 돌아와 중국 본토에 억류된 사실을 폭로했다. 중국 공안에 체포돼 감금 상태로 지내며 '애국심 고취' 교육 등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알렉산드라 웡은 홍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8월 중국 공안에 체포돼 지난 1년여간 사실상 구금 상태에 있었다"고 밝혔다. 홍콩 출신인 웡은 지난해 6월부터 체포 전까지 자택이 있는 중국 선전과 홍콩을 오가며 꾸준히 민주화 시위에 참석해 '웡 할머니'로 불렸다. 그러던 중 지난해 8월 11일 돌연 자취를 감춰 인권단체와 민주화 운동가들은 웡의 행방에 우려를 표해왔다.

웡은 당시 시위 현장에서 경찰과 충돌로 부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고 선전으로 돌아가던 중 접경지역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45일간 5평(16.52㎡) 남짓한 방에서 26명과 함께 생활하며 공안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 공안은 그를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 옆에 몇 시간씩 서 있도록 했고 카메라 앞에서 "고문당한 적이 없으며, 다시는 시위에 참여하거나 언론과 인터뷰하지 않겠다"는 서약도 강요했다.

웡은 "공안은 내가 어떤 혐의로 체포됐는지 알리지 않았고 사실상 강제 구금이었다"면서 "강제 구금과 정신적 학대 속에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강제 구금에서 풀린 뒤에는 5일간 '애국 캠프'에 보내져 '오성홍기 들고 사진 찍기', '국가 부르며 다니기' 등의 지시를 수행해야 했다. 이후 1년간 자택이 있는 선전에만 머무른다는 조건 아래 보석으로 풀려났으나 불시 자택 검문과 감시로 사실상 가택 연금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말 다시 홍콩을 올 수 있게 된 웡은 "선전으로 돌아갈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서도 민주화 운동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8월 말 중국에서 배를 타고 대만으로 도피하던 중 체포된 민주화 운동가 12명의 석방을 촉구했다. 웡은 "이들의 구금 상황은 나보다 더 나쁠 것"이라며 “싸움을 포기하지 않겠다. 아무런 희생 없이 권위주의 체제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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