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분석
"대규모 경기부양, ICT 수출력이 회복속도 높이는 비결"
세계 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작스런 경제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고는 있지만 회복 속도의 편차는 뚜렷하다. 특히 선진국과 일부 신흥국의 회복 속도가 빠른데, 여기에는 대규모 경기부양 여력과 정보통신기술(ICT) 상품 수출 능력이 주요 발판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8일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경제부의 ‘최근 글로벌 경기회복의 주요 특징과 향후 전망’을 보면, 세계 경제가 5월 이후 부진에서 점차 회복하는 가운데 신흥국보다는 선진국의 경기 회복세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유로지역 등 선진국의 경제성장률이 3분기 소비 회복 등에 힘입어 상당폭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인도 등 일부 신흥국은 부진 정도가 큰 편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최근 경기 회복의 특징을 선진국 중심의 상품소비 회복으로 봤다. 선진국 소매판매는 6월 이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웃돌고 있다. 이는 주로 선진국들이 실업대책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통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집계한 코로나19 이후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지출 확대 및 감세 규모는 선진국이 8.9%였던 반면 신흥국은 3.1%에 그쳤다. 미국이 2조4,490억달러를 퍼부으며 GDP의 11.8% 규모를 경기부양에 사용했고 캐나다(12.5%) 호주(11.7%) 일본(11.3%) 영국(9.2%) 등도 부양 규모가 컸다.
반면 신흥국은 브라질(8.3%)을 제외하면, 멕시코(0.6%) 터키(0.8%)처럼 별다른 경기부양이 없는 국가도 있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경기부양 규모 비율은 3.5% 수준이다.
선진국의 소비가 늘면서 상품수입이 늘어나자 이들 국가로 ICT 제품과 소비재를 수출한 신흥국도 덩달아 회복세를 보였다. 세계적인 교역 부진 속에 중국(35%) 말레이시아(42.7%) 베트남(34.5%) 등 ICT 관련 상품의 수출 비중이 큰 나라만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재택근무가 늘고 비대면 소비가 급증한 덕에 관련 상품을 파는 국가가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낸 것이다.
반면 경기부양 대책도 크지 않고 ICT 수출 실적도 적은 국가는 여전히 힙겹다. 서비스 분야가 강한 나라, 특히 스페인 이탈리아 멕시코 등 관광산업 비중이 큰 나라는 상대적으로 성장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확장재정 기조가 유지되면서 글로벌 경기가 개선세를 이어가겠으나, 서비스소비 등을 감안하면 백신 및 치료제 상용화 전까지는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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