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단풍으로 물들고 있다. 국립수목원의 ‘2020산림 단풍 예측지도’와 웨더아이의 데이터를 종합하면, 설악산 단풍이 이번 주말 절정에 달하는 데 이어 북한산과 한라산이 이달 말, 내장산은 11월 첫 주말경에 절정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단풍 절정기’는 산 전체의 80%가량이 단풍에 물드는 시기를 말하는데, 보통 첫 단풍이 시작된 후 2주 정도면 찾아온다. 따라서 아직 절정에는 못 미치더라도 이미 중부 이북 지역 곳곳은 울긋불긋 단풍놀이에 손색이 없다.
지난 주말부터 정상 부근을 중심으로 단풍이 들기 시작한 북한산을 17일 찾았다. 숨은벽 능선을 따라 알록달록 물든 단풍의 물결이 황홀했다. 등반객들은 쾌청한 가을 하늘 아래 펼쳐진 절경 덕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시름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다. 다만, 산 정상에 가까울 수록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등반객들이 많았고, 정체 현상으로 거리두기가 쉽지 않는 등 코로나19 확산 위험은 여전했다. 북한산 단풍 절정기가 이달 말경으로 예보된 만큼 앞으로 1~2주 동안 산 전체가 점차 붉게 타오르는 장면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풍이 이미 많이 진행된 강원 산간에서는 오색 단풍과 하얀 서리가 만나는 진풍경이 관측되기도 했다. 지난 15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의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권을 기록하면서 서리가 내렸고, 주변 산지에 물든 단풍과 묘한 조화를 이뤘다. 올 가을은 예년보다 아침 기온이 낮고 낮 기온은 높게 오르면서 일교차가 크게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큰 일교차가 지속될 경우 단풍의 색깔은 더 붉고 짙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짓눌린 일상에서 탈출을 원하는 등반객들에게 평년보다 더 곱고 화려한 단풍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물이다 보니 주말인 17일 설악산을 찾은 탐방객이 크게 늘었다. 강원 인제군 한계령과 한계령 휴게소에는 많은 인파와 차량 행렬이 이어졌다. 이처럼 단풍철 탐방객 수가 평상시의 2배 수준까지 늘고, 산행 과정에서 식사와 뒤풀이 등 전파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방역당국은 단체보다는 가족 단위의 안전한 탐방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17일부터 11월 15일까지를 코로나19 방역 집중관리 기간으로 지정해 관광버스 탑승객 명단을 관리하는 한편, 차 내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것을 금지했다.
주요 명산뿐 아니라 가을이 깊어갈수록 남산을 비롯해 서울 시내 공원과 대학 캠퍼스 등에서도 단풍이 물들고 있다. 파란 가을 하늘과 붉은 단풍의 조화 속에 주말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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