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과 연결돼 있다는 게 중요해요.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주식을 살 거예요."
빌보드 싱글차트 1ㆍ2위를 휩쓸더니 2020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상 4연패에 이어 이제 그래미상만 남았다는 기대까지.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올해 방탄소년단(BTS)의 돌풍은 엄청났다.
어떻게 이런 인기가 가능했을까. 최근 뉴욕타임스(NYT)와 BBC 등 외신보도를 종합해보면, 그것은 이제 "주식회사가 된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의 힘"으로 요약된다. '주식회사'란 비유는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아미의 힘은 최근 상장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주식에 대한 투자로까지 이어지고 있어서다.
BTS의 팬덤인 '아미'의 특징은 다양성이이다. 성별, 나이, 종교, 국적 등 어떤 일관된 흐름이 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다. 보통 탄탄한 팬덤이라면 특정 연령이나 계층 등 소수의 사람일 경우가 많은데 아미은 팬덤은 탄탄하지만, 동시에 두텁기도 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아미는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그 어떤 팬덤보다 전략적이고, 똑똑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튜브 등 온라인 매체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것이 한 예다. BTS가 2017년 이후 4년간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받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BTS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BTS는 시작부터 신비주의 대신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온라인으로 노출, 공유하는 전략을 썼다. NYT도 이를 "초기 혁신 중 하나"로 지목하며 "멤버들이 먹고, 일하고, 쉬는 일상을 꾸준히 공유함으로써 독보적인 친밀감을 쌓았다"고 평가했다.
인기를 얻은 뒤에도 그렇게 했다. BBC는 김석영 UCLA 공연연구센터 소장의 분석을 인용해 "패션부터 무대 위에서 어떤 대사를 할지, BTS는 팬들의 피드백을 즉각 반영한다"며 "이런 교류는 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준다는 짜릿함을 선사한다"고 보도했다. 2018년 BTS가 '여혐' 논란이 있는 일본의 극우 작사가와 협업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아미'가 공식적으로 항의하면서 무산된 일도 있었다.
이런 진솔된 모습을 접하면서 팬들은 BTS가 여지껏 기울인 노력을 마치 자기 것인양 여기게 됐다. NYT는 "팬들이 반응하는 건 BTS의 뛰어난 외모나 매끄러운 춤솜씨가 아니라, 최정상에 오르기까지 세상과 싸운 이야기"라며 "BTS는 내 삶을 바꿀 수 있다고, 자신감을 심어주는 존재"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발표된 노래 '작은 것들을 위한 시'나, 2018년 앨범명 '러브 유어 셀프(Love Your Selfㆍ자신을 사랑하라)'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다.
탄탄하면서 넓은 아미의 지지는 최근 빅히트의 주가 하락에도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영국의 주부 레이(44)는 "팔 생각은 전혀 없고 빅히트 주식을 계속 보유할 것"이라며 그 이유에 대해 "영원히 내 마음을 보여주고 싶어서"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대학생 락스미 아스타리(22)도 "주가가 떨어져도 주식을 살 생각"이라며 "주가보다 중요한 건 BTS와 연결돼 있다는 것"이라 말했다. '주식회사가 된 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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