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ㆍ중국 외교마찰 빚는 직접 참배 피해
사실상의 참배 효과로 우익 세력에 성의 보인 듯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 14명의 위패가 안치된 '야스쿠니(靖國)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지난달 취임한 스가 총리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기조를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일본 NHK방송은 17일 스가 총리가 이틀간의 야스쿠니신사 가을 큰 제사(추계예대제)가 시작된 이날 제단에 비치하는 비쭈기나무(상록수의 일종)인 '마사카키'를 봉납했다고 전했다. 스가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제2차 집권기인 7년 8개월여 동안 관방장관으로 있으면서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았고 공물도 보내지 않았다. 그가 총리 취임 후 처음 맞는 야스쿠니신사 가을 큰 제사에 공물을 봉납한 것은 직접 참배에 따른 외교적 부담을 덜면서 국내 정치적으로는 사실상의 참배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직접 참배할 경우 한국과 중국의 거센 반발을 초래해 외교 마찰을 빚을 수 있는데 공물 봉납으로 이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요구하는 일본 내 우익 세력에는 어느 정도 성의를 표시하는 모양새를 취한 셈이다.
아베 전 총리의 경우 제2차 집권을 시작한 이듬해인 2013년 12월 26일 한 차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고, 이후 재임 중에는 한국과 중국을 의식해 봄ㆍ가을 큰 제사와 8.15 패전일(종전기념일)에 공물만 봉납했다. 아베 전 총리는 퇴임 후 사흘 뒤인 지난달 19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일본 도쿄 중심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는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 14명을 비롯해 전몰자 246만6,000여명의 위패가 안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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