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심의의견 따라 신속하게 처리할 예정"
김 검사 모친, 국가 상대 손배소 법정에 나와
"나라에서 믿고 맡기라더니 아들 무너져" 호소
고(故) 김홍영 검사에게 폭언·폭행을 한 전직 부장검사의 수사·기소 타당성을 검토하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리는 16일 오후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김 검사의 아버지가 의견서 제출을 위해 들어가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고(故) 김홍영(사망 당시 33세ㆍ사법연수원41기) 검사에게 폭언ㆍ폭행을 한 전직 부장검사를 기소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대한변호사협회의 고발 이후 지지부진했던 수사가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수사심의위는 16일 과반수 찬성 의견으로 김대현(52ㆍ27기) 전 부장검사를 폭행 혐의로 공소제기할 것을 의결했다. 단, 강요 및 모욕 혐의에 대해서는 불기소 의견을 냈다. 모욕죄는 친고죄라 현재로선 공소제기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한 판단으로 읽힌다. 대신 수사심의위는 김 전 부장검사의 폭언에 대해 명예훼손죄 또는 폭행죄 성립여부를 검토할 것을 추가 권고했다.
검찰은 즉각 수사심의위의 권고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혀, 앞으로 수사가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은 권고 직후 “수사심의위의 심의의견을 존중하며, 증거관계와 법리에 따라 신속하게 사안을 처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 검사 측 유족은 “시민들이 지혜로운 결정으로 힘을 실어주었으니, 수사팀이 엄정한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혀줄 것을 요청드린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검찰이 향후 김 전 부장검사를 재판에 넘기면 그의 변호사 등록은 취소될 수도 있다. 변호사법 제18조 2항에 '공무원 재직 중의 위법행위로 형사재판에 넘겨지면 대한변협은 변호사의 등록을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어서다. 2016년 8월 법무부로부터 해임 처분만 받은 김 전 부장검사는 ‘해임 3년’이라는 요건을 채워 지난해 12월부터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일 고(故) 김홍영 검사가 근무하던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 315호실에서 김 검사의 모친을 위로하고 있다. 법무부 제공
이날 김 검사의 어머니 이기남씨는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부장 김형석) 심리로 열린 국가 상대 손해배상 소송 법정에 출석해 재판부 앞에서 호소문을 낭독했다. 이씨는 “당시 법무부 장관께서 ‘이렇게 훌륭하게 키워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국가가 성실히 잘 키우겠습니다. 아무 걱정 마시고 편히 계십시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검사생활 15개월여만에 그 꿈 많은 아들이 무참히 무너진 것은 누구의 책임입니까?”라며 재판부에 진실 규명을 부탁했다.
재판부는 이날 당시 서울남부지검장이었던 김진모 변호사와 1차장검사였던 조상철 서울고검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재판부는 다만 “증인신문은 서면 증언 방식으로 하겠다”며 “원고 측에서 추가 이의가 있으면 그때 증인을 법정에 부르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달 말까지 원고 측과 피고 측 각각의 신문 사항을 받은 뒤 김 변호사 등에게 보낼 예정이다. 다음 재판은 12월 18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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