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연구동 여자화장실에 불법촬영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를 받는 개그맨 A씨가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류희현 판사는 16일 오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성적 목적 다중이용 장소 침입 등 혐의를 받는 개그맨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또한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시설, 장애인복지시설 각 3년 취업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이날 재판부는 A씨의 혐의에 대해 "탈의실 화장실에 초소형 카메라를 설치해 옷을 갈아입거나 용변 보는 모습을 촬영했다. 범행 수법이 계획적이고 장기간이며 범행 횟수도 많다"고 언급하며 "피해자들이 엄벌을 탄원하기 때문에 죄책에 상응하는 실형을 선고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사기관에 자수했고 잘못을 반성한다"며 "피해자 일부로부터 용서 받은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 자수한 점을 법률상 감경 사유로 삼은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11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5년의 실형을 구형하며 "초소형 카메라를 설치한 계획적이고 치밀한 범행이었고, 장기간에 걸쳐 행해졌다. 인적 신뢰관계 있는 직장 동료들을 상대로 한 범행으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 피해자들도 엄벌을 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당시 최후진술을 통해 A씨는 "상처 받고 고통 받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 향후 재범 방지를 위해 정신과 치료 등 교육이든 어떤 것이든 다 받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기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18년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서울 영등포구 KBS 연구동에서 용변을 보거나 탈의하는 피해자를 32회에 걸쳐 촬영하거나 미수에 그쳤고, 올해 5월에도 15회에 걸쳐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수사기관에 의해 확인된 범행만 47회에 이른다. A씨는 이 파일을 노트북 등 저장매체에 옮겨 휴대하고 소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5월 29일 'KBS 연구동 화장실에서 몰카를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하자 6월 1일 오전 경찰에 자진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6월 2일 A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관련 증거를 확보했고 포렌식 작업을 진행했다. A씨는 6월 24일 구속됐고 같은 달 30일 검찰에 구속송치됐다.
한편 KBS 측은 6월 3일 공식입장을 내고 "KBS는 연구동 건물에서 불법 촬영기기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재발 방지와 피해 예방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 사건의 용의자가 KBS 직원은 아니더라도, 최근 보도에서 출연자 중 한 명이 언급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커다란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KBS는 이번 사건에 책임을 통감하며 재발 방지와 2차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거듭 약속드립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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