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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와 안보 협력하랴 中에 자극 피하랴' 바쁜 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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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와 안보 협력하랴 中에 자극 피하랴' 바쁜 日

입력
2020.10.1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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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클린 네트워크' 동참 요청에 보류 방침 전달
日 5G 사업 이미 사실상 '화웨이 배제' 설명도
WTO 패소ㆍ美 대선 바이든 당선 가능성 감안

마이크 폼페이오(오른쪽) 미국 국무장관이 6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스가 요시히데 총리 면담에 앞서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오른쪽) 미국 국무장관이 6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스가 요시히데 총리 면담에 앞서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중국의 모든 정보ㆍ통신 기업들을 배제하는 미국의 '클린 네트워크' 계획에 참가 보류 방침을 전달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6일 보도했다. 미일동맹을 바탕으로 안보협력 강화를 외치고 있는 동시에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의식해 불필요한 자극을 피하려는 모습이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장관은 지난 6일 도쿄에서 열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서 미국의 클린 네트워크 계획 참여 요청에 대해 5세대(5G) 사업에 협조하는 자세를 보이면서도 “특정 국가를 배제하는 틀에는 참가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당시 미국ㆍ일본ㆍ호주ㆍ인도 4개국간 안보협의체 쿼드(Quad) 외교장관 회의 참석 차 일본을 방문했다.

미 행정부는 지난 8월 미중갈등이 한창 격화했을 당시 통신망과 휴대폰 어플리케이션, 클라우드 서비스, 해저케이블 등 분야에서 모든 중국 정보ㆍ통신 기업들을 배제하는 클린 네트워크 계획을 발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 자리에서 "미국민의 개인정보와 미국 기업들의 정보들을 중국 공산당 같은 악의적인 행위자들의 공격에서 보호하기 위한 포괄적 접근법"이라며 "자유를 사랑하는 모든 국가와 기업들이 클린 네트워크에 적극 동참해 주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모테기 장관은 일본에선 특정 기업을 지명하지 않은 형태로 중국의 화웨이를 사실상 배제하면서 이미 5G 사업의 운용을 시작했고, 다른 분야에서도 안보상 우려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미 측에 설명했다. 현재의 클린 네트워크 계획에 참가하는 것은 어렵지만 계획이 수정될 경우 재검토하겠다는 의향도 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미국이 주도하는 중국 배제의 틀에 참가하면 일본도 미국과 함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에서 패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WTO 분쟁처리소위원회가 지난달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제재 관세와 관련해 WTO 협정에 위반한다는 보고서를 정리한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대중 경제 의존도가 미국보다 큰 일본 경제계에선 미국의 중국 배제 요구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일 외교 측면에서도 올해 한 차례 연기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일본방문 추진을 염두에 두면서 자칫 미중갈등에 휘말려 중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것을 피하려는 목적도 있다. 아울러 다음달 미 대선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는 경우를 포함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공세가 재검토될 수 있다는 견해도 감안, 당분간 미 대선 동향을 주시하겠다는 판단이다.



도쿄= 김회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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