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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화웨이 버려라" 거세지는 압박...정부 "기업이 결정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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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화웨이 버려라" 거세지는 압박...정부 "기업이 결정할 일"

입력
2020.10.14 17:07
수정
2020.10.14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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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차 한미 고위급 경제 협의회?
미국, 클린 네트워크에 동참 요구

이태호 외교부 제2차관과 키이스 크라크(Keith Krach) 미 국무부 경제차관이 수석대표로 참석하는'제5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 Senior Economic Dialogue)'가 14일 화상회의 방식으로 개최됐다. 외교부 제공

이태호 외교부 제2차관과 키이스 크라크(Keith Krach) 미 국무부 경제차관이 수석대표로 참석하는'제5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 Senior Economic Dialogue)'가 14일 화상회의 방식으로 개최됐다. 외교부 제공


미국이 14일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의 5G 장비 퇴출 등을 목표로 한 '클린 네트워크'에 한국이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갈수록 심화하는 미중 갈등 국면에서 반(反) 중국 경제 연대에 합류하라는 미국의 압박 수위가 더욱 구체화하고 거세지는 양상이다.

외교부는 14일 이태호 2차관과 키이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 차관이 수석대표로 참석한 제5차 한미 고위급 경제 협의회(SED)를 화상회의 형식으로 열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미국은 클린 네트워크 중요성을 설명하고 한국의 참여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클린 네트워크'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8월 발표한 정책으로 5G 통신망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에서 화웨이와 ZTE 등 미국이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한 중국 정보통신(IT) 기업 제품을 배제하는 사실상의 반(反) 중국 IT 연대다. 국무부는 당시 SK텔레콤과 KT를 포함한 '클린 통신사' 목록 25개를 일방적으로 공개하는 등 한국을 거세게 압박해오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이 클린 네트워크에 대한 기존 입장을 제기했다"며 "구체적으로 무엇을 배제하라는 협의가 이뤄지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 자리에서 자국의 화웨이에 대한 제재도 설명했다. 미국은 지난달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을 사실상 중단시킨 제재를 발표했고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을 중단한 상태다.

이 같은 미국의 요구에 대해 우리 정부는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라며 즉답을 피하면서 "우리 기업이 특정 업체 장비를 사용하느냐 마느냐는 해당 기업의 선택 사항이지, 정부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는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당국자는 "미국이 문제 제기하는 것은 어떤 업체를 사지 말라는 것인데 이는 민간업체가 판단할 영역이기 때문에 정부가 관여할 수는 없다"며 "다만 망 자체 보안 등은 정부가 관여할 사항이어서 미측 우려를 듣고 협의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선 미국이 추진해온 반중 경제블록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에 대한 동참 요구는 없었다. 미국이 주변국 호응이 낮은 EPN보다 일단 화웨이 등 중국 IT 기업에 직접 타격을 줄 수 있는 클린 네트워크 확대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이밖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하기 위한 방역물품의 글로벌 공급망을 보완하기 위한 의견도 교환했다. 과학기술 및 에너지 협력, 한국의 신남방 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간 연계 협력 확대 방안, 여성의 경제적 역량 강화, 정보통신기술(ICT)과 신흥기술 등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조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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