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연말까지 가계신용대출 증가폭을 월 2조원대로 유지하겠다고 금융당국에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각 은행들은 이달부터 올해 12월 말까지 월평균 신용대출 증가폭을 2조원대로 맞추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신용대출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에 더해 부동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과 주식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을 타고 지난 6월과 7월 각각 3조원대 증가폭을 보였고, 8월에는 5조3,000억원까지 늘었다.
증가세가 빨라지자 금융당국은 지난달 “신용대출 증가가 은행권의 대출실적 경쟁에서 기인했는지 살펴보겠다”며 은행권에 관리방안 마련을 요구했고, 인터넷은행을 포함한 18개 은행이 증가율 관리 목표 등 자료를 금감원에 제출한 것이다.
이 자료에는 은행들이 당장 이달을 포함해, 11월과 12월에도 신용대출 증가폭을 2조원대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위해 주력 신용대출 상품을 중심으로 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우대금리 할인 폭도 조정하기로 했다. 한도의 경우 상품별 최대 대출한도를 기존의 2억∼4억원에서 1억5,000만∼2억원으로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연 소득 대비 대출한도를 1~2등급 기준 200%에서 150%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우대 금리는 은행별로 10∼40bp(1bp=0.01%포인트) 줄어든다.
이 외에도 최근 각 은행은 신용이 좋은 전문직의 대출 한도도 옥죄고 있다. 신한은행은 오는 19일부터 일부 전문직군의 소득대비 신용대출 한도를 300%에서 200%로 축소한다는 계획을 밝혔고, KB국민은행도 연휴 직전인 지난달 29일부터 전문직 대상 한도를 최대 4억원에서 2억원으로 축소했다.
은행이 그간 고소득ㆍ전문직 종사자에게 소득의 2.7~3배에 이르는 신용대출을 쉽게 내준 점을 감안하면, 한 달 새 분위기가 크게 바뀐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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