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 구속된 정준영, 빅뱅 출신 승리 재판 증인으로 채택

다음달 12일 열리는 승리 1심 재판 증인 채택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도 포함 돼 있어?
승리 "성매매 알선 할 동기 없다" 혐의 대부분 부인

10억원대 해외 원정도박과 성매매 알선 혐의 등을 받는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가 지난 1월 13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가수 정준영이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30)의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정준영 외에도 승리의 동업자인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도 포함됐다.

경기 용인 소재 지상작전사령부 보통군사법원(재판장 황민제 대령)은 14일 오전 10시 진행된 승리의 속행 공판에서 이들을 포함해 검찰 측이 신청한 증인 20여명을 채택했다.

재판부는 “사건이 워낙 방대하고 증인들이 다른 사건과 연루된 경우가 많아 장기간의 증인 신문이 불가피하다”며 증인 채택 이유를 밝혔다.

이날 채택된 증인들 중 정준영과 유 전대표 등 9명은 내달 12일 열리는 승리의 1심 재판에 나와 승리의 성매매 및 성매매 알선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식품위생법 위반 등에 대한 검찰 신문을 받을 예정이다.

유 전 대표는 승리와 함께 2015∼2016년 외국 투자자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성매매처벌법 위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클럽 버닝썬과 유착한 의혹을 받는 ‘경찰총장’으로 불린 윤규근 총경과 골프를 치면서 유리홀딩스 회삿돈으로 비용을 결제한 혐의(업무상 횡령)도 받고 있다.

유 전 대표는 지난 6월 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서 이 같은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하지만 승리 측은 1차 공판 당시 “피고인에게는 성매매를 알선할 동기 자체가 없고 유인석의 성매매 알선에 가담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적으로 촬영·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가수 정준영이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지난해 3월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정준영은 유 전 대표가 외국 투자자에게 성매매를 알선할 당시 성매매 여성들을 알선한 정황이 있어 증인으로 채택됐다. 그는 술에 취한 여성들을 집단 성폭행하고 이를 불법 촬영해 유포한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아 현재 복역 중이다.

승리 측은 이날 공판에서 “성매매 알선 동기가 전혀 없을뿐더러 성매매의 경우 혐의사실 자체도 제대로 소명되지 않았다”며 “원정 도박을 한 것은 맞지만, 상습이라고 볼 수 없다”며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한편 승리는 2015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클럽과 금융투자업 등을 위한 투자유치를 받기 위해 대만·일본·홍콩 등의 투자자에게 수차례에 걸쳐 성매매를 알선하고 본인도 직접 성매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서울 강남 주점 ‘몽키뮤지엄’의 브랜드 사용료 명목 등으로 클럽 ‘버닝썬’ 자금 5억2,800여만원을 횡령하고, 직원들의 개인 변호사비 명목으로 유리홀딩스 회사 자금 2,200만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2013년 12월부터 2017년 8월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호텔 카지노 등에서 여러 차례 도박하면서 22억원가량을 사용하고, 도박 자금으로 100만달러 상당의 칩을 대여하는 과정에서 아무런 신고를 하지 않은 혐의도 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