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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의 작심 발언 "병든 닭 몇 마리 잡자고 투망 던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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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의 작심 발언 "병든 닭 몇 마리 잡자고 투망 던지나"

입력
2020.10.14 12:03
수정
2020.10.1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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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대한상의 공정경제 3법 간담회
"법 개정 뿐인가" vs "정기국회에서 처리"
양 측 입장차 또 확인

유동수(왼쪽)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민주당 공정경제 3법 TF 단장)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4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공정경제 3법' 정책 간담회를 갖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유동수(왼쪽)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민주당 공정경제 3법 TF 단장)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4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공정경제 3법' 정책 간담회를 갖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1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관 20층 챔버라운지.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이른바 '공정경제 3법(상법ㆍ공정거래법ㆍ금융그룹감독법)'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산하 공정경제 태스크포스(TF)와 대한상의 관계자들이 의견을 교환하는 정책간담회가 열렸다. 민주당 의원과 대한상의 관계자들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간담회 시작 전 사전 환담에서 흔히 있을 법한,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박용만 상의 회장이 포문을 열었다. 그는 "민주당 TF가 운영에 들어가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기 시작해 반갑게 생각한다"고 운을 뗐지만, △규제가 과연 필요한지 △해결책이 반드시 법 개정 뿐인지 △법 개정을 한다면 현실적 부작용을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지 등 3가지를 여당이 면밀히 고려해달라고 건의했다.

박 회장은 특히 "문제가 일부 기업들의 문제인지, 전체 기업의 문제인지, 기업들이 그동안 어떤 개선 노력을 해왔는지 등에 따라 규제가 필요한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병든 닭 몇 마리 몰아내기 위해 투망을 던지면 그 안에 있는 닭 모두가 어렵지 않겠느냐. 해결책이 이것 하나인지에 대해 생각했으면 한다"고도 강조했다. 사전에 마련된 입장문에 적혀있지 않던 박 회장의 '병든 닭' 발언에 참석자들의 표정이 묘하게 굳었다.

박 회장은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선진 경제로 나아가 미래를 열자는 법 개정 취지를 감안하면 세부적인 해결 방법론도 높은 수준의 규범과 같은 선진 방식이어야 한다"며 "만약 법 개정을 꼭 해야 한다면 현실적 부작용을 최소화할 대안을 살펴봐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순서를 이어받은 공정경제 TF 단장인 유동수 정책위 수석부의장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공정경제 3법은 20대 국회 때부터 많이 논의되면서 나름대로 검토를 많이 한 법"이라며 "민주당은 정기국회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공정경제 3법 처리의 뜻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했다.

다만 유 부의장이 "정부안을 원칙으로 검토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고민하겠다"며 "토론회 등 여러 절차를 통해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겠다"고 말해 분위기는 다소 누그러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민주당 쪽에서 유동수 부의장과 김병욱ㆍ오기형ㆍ홍성국ㆍ이용욱ㆍ송기헌 의원 등이 참석했다. 대한상의에서는 박 회장과 우태희 상근부회장, 박종갑 전무, 이경상 상무 등이 나와 재계 입장을 전달했다.

민주당 TF는 이날 오후에는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6개 경제단체와도 정책간담회를 열고 재계 의견을 수렴한다.

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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