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0일 열병식에서 신형 ICBM 공개 두고
"트럼프, 김정은과 사랑 빠졌지만 군축 못해"

2019년 6월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만나 인사한 뒤 남측 지역으로 이동하는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미국 유력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북핵 억제 시도가 실패했다고 단언했다.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을 맞아 실시한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그 증거란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사랑에 빠져 북한 대신 이란의 위협만 과대평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WP는 13일(현지시간) ‘북한의 괴물 같은 미사일’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북한에서 세계 최대 이동식 ICBM일 수 있는 무기가 등장한 것은 (북한) 정권의 핵 프로그램 및 미국에 대한 위협 억제에 있어 제거는 고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실패를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3차례 만났지만 비핵화 협상에는 성과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독재자의 달콤한 편지에 속아서 ‘사랑에 빠졌다’고 선언했으나 군축 협상을 이뤄내진 못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준비 부족을 질타했다. 대통령부터 복잡한 문제에 대해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김 위원장으로부터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중단을 유도했고 김 위원장 역시 그의 재선을 바랄 것이라면서 11월 대선 전까지는 현 상황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대선이 끝난 뒤에 북한이 새 로켓을 발사하고 미국을 위협하더라도 놀랄 일은 아니라고 논평했다.
사설은 또 북한을 향한 현 정부의 애착 탓에 이란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부풀려졌다고 봤다. WP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9일 인터뷰를 문제 삼았다. 그는 당시 “미국에 가장 큰 위협은 이란”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신문은 “이란은 아직 원자폭탄을 보유하지 않고, 미 본토에 도달할 사거리의 미사일도 없다”면서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위험할 정도로 현실을 모른다는 점을 입증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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