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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 약속했던 4대강 건설사, 117억 내고 사회공헌 '시늉'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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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000억 약속했던 4대강 건설사, 117억 내고 사회공헌 '시늉'만

입력
2020.10.13 16:30
수정
2020.10.13 18:1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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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중부지방에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 22일 경기 여주군 4대강 이포보 현장에서 비가 내리는 중에도 준설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여주=최흥수기자

2011년 6월 중부지방에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 22일 경기 여주군 4대강 이포보 현장에서 비가 내리는 중에도 준설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여주=최흥수기자

'5.86%'

4대강 사업 입찰 담합으로 제재를 받은 대형 건설사들이 특별사면을 받고 약속했던 사회공헌기금의 실제 출연율이다. 박근혜정부 때인 2015년 광복절 특별사면 이후 72개 건설사가 2,000억원을 출연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올해 8월까지 납부한 돈은 117억여원이 전부다. 대형 건설사들은 이명박 정부가 주도한 4대강 사업으로 수조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최근엔 건설사들의 '생색 내기' 마저 시들해졌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건설사들이 제시한 '연간 30억원 조성' 목표는 지난해부터 달성되지 않고 있다. 건설사들은 지난해 24억 8,700만원을 납부했고, 올해 납부액은 8월까지 10억 900만원에 그쳤다. 사회공헌사업의 기초 자본금으로 삼겠다던 '씨앗기금'도 약속한 100억원 중 64억 7,000만원만 납부됐다.

조성된 기금이 제대로 쓰이지도 않았다. 지난해 말까지 적립된 기금 117억여원 중에 사용되지 않고 쌓여 있는 액수가 66억 2,200만원(56%)으로 절반이 넘었다. 집행된 기금 명목은 인건비, 운영비 등 경상비가 12억 2,100만원으로 전체 지출의 22.5%를 차지했다. '사회공헌'이라고 부르기에 모호한 지출 내역도 있었다. 2016년엔 기금 확보 방안에 대한 연구 용역에 3,300만원이 쓰였다. 건설 인재 채용설명회 지원에도 4년간 1억 5,300만원이 사용됐다.

기금 조성을 약속한 건설사 72곳 중 실제로 출연한 회사는 16곳뿐이었다. 한진중공업, 코오롱글로벌, 동부건설 등은 기금을 전혀 내지 않았다. 한화건설과 두산건설은 2016년 각각 1억원을 낸 뒤로 출연을 중단했다. 이수건설은 2018년 2,500만원을 최초로 낸 게 전부다. 현대건설은 21억 2,000만원, 삼성물산은 20억원,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이 각각 11억 6,000만원, GS건설 11억 5,000만원, 대림산업이 10억원을 냈다.

이 건설사들은 4대강 사업 입찰을 앞두고 각자 차지할 사업 구역을 미리 나누는 등 '짬짜미'를 벌였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정부는 2013년 공공부문 공사 입찰 자격 제한, 영업 정지 등 조치를 내렸으나, 2년 뒤 "정상적 기업활동으로 서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배려한다"는 명분으로 면죄부를 줬다.

문 의원은 "기금 납부 내역을 보면 건설사들의 사회공헌 의지를 찾아보기 어렵고, 기금을 자기 일자리 만들기 용도로 쓰는 것 아닌지 의심된다"며 "해당 건설사들이 여전히 공공 부문 사업을 수주하고 있는 만큼, 국토부가 기금 조성과 사업 이행 약속을 철저히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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