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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코로나 집단면역 논의는 비윤리적… 선택 사항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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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코로나 집단면역 논의는 비윤리적… 선택 사항 아니다”

입력
2020.10.13 09:51
수정
2020.10.1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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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제네바=AP 연합뉴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제네바=AP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 집단 면역 논의에 대해 비윤리적이라고 비판했다. 역사상 감염병 대응 전략으로 사용된 적이 없으며, 선택 가능한 사항도 아니라는 것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2일(현지시간) 화상 브리핑에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하도록 내버려 둬 소위 집단 면역에 도달하는 개념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집단 면역은 백신 접종에 사용되는 개념으로, 백신 접종 인구가 일정 수준(threshold)에 도달할 경우 사람들을 특정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집단 면역은 사람들을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하면서 달성되는 것이지, 위험에 노출해서 얻는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일례로 홍역의 경우, 인구의 95%가 예방 접종을 받으면 나머지 5%는 바이러스 확산에서 보호받을 수 있으며, 소아마비는 그 수준이 80%로 추정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공중보건 역사상 집단 면역이 감염병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커녕 발병의 대응 전략으로 사용된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연적으로 집단 면역을 얻으려 하는 것은 과학적으로나 윤리적으로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아직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얼마나 강한지, 항체가 체내에 얼마나 오래 있는지 등 정보가 부족하고 대부분 국가에서 대다수 사람이 감염되기 쉬운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위험한 바이러스를 자유롭게 뛰게 하는 것은 그야말로 비윤리적”이라며 “선택 사항이 아니다”라고 했다.

집단 면역 전략은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미국 보수 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다. 고령층과 고위험군은 보호하되, 젊은 층 사이에서는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것을 통제하지 않는 방식으로 봉쇄 조치 없이 면역력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의학 고문인 스콧 애틀러스 박사가 그 필요성을 주창하고 있는데, 연내 백신 생산이 힘들어지고 백악관 인사 다수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논의가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백신 상용화 전 집단 면역 전략을 택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의견이 많다. 윌리엄 해네지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백신 없이 집단면역을 시도하면 환자 수가 병원을 압도하는 사태를 야기해 의료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고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밝혔다. 앞서 코로나19 확산 초기 느슨한 거리두기 정책으로 사실상 집단 면역 전략을 시행한 스웨덴의 이날 기준 사망자는 5,894명에 달한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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