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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리더십 한계 왔나… “비대위 더 못 이끌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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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리더십 한계 왔나… “비대위 더 못 이끌수도”

입력
2020.10.13 01:0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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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궐대책위 ‘유일호 카드’ 무산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스1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스1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 4개월여 만에 시험대에 올랐다. 그의 평생 숙원인 ‘공정경제 3법’이 당내 반발에 부딪힌 데 이어, 내년 4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룰 등을 논의할 선거대책위 위원장에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를 임명하려다 무산되면서다. 리더십이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내년 4월까지 당을 이끄는 게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12일 국민의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를 앞두고 비대위원들과 주요 당직자들에게 “이런 식으로 하면 대선에서 진다”고 우려를 나타냈다고 한다. 당 중진들을 중심으로 여당이 독식한 상임위원장직 18개 중 7개를 가져오자는 의견이 나오는 것을 거론하면서다. 그는 “이러다가는 비대위를 더 끌고 가지 못할 수도 있다”고도 말했다고 한다. 국민의힘이 국민 눈높이에 맞추기 보다 여전히 기득권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인다는 우회적 질타였다.

상임위원장 재배분만을 거론하긴 했지만, 김 위원장의 이런 언급은 일련의 당 상황에 대한 작심발언으로 해석된다. 비대위는 당초 유 전 부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4ㆍ7 재보궐선거대책위원회를 이날 띄우려 했으나, 당 안팎의 반발에 부딪히며 계획이 불발됐다. 유 전 부총리는 박근혜 정부에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국토교통부 장관 등을 지낸 친박근혜계 인사라, 특히 비박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는 그 대신 영남 3선인 김상훈(대구 서구) 의원을 위원장으로 임명하고, 대책위의 명칭도 경선준비위로 바꿨다. 결과적으로 김 위원장이 직접 인선을 추진한 인사 대신 당 주류인 대구ㆍ경북(TK) 의원이 위원장직을 가져간 셈이 됐다.

대책위를 조기에 띄워 서울ㆍ부산시장 선거를 ‘야당의 판’으로 만들겠다던 전략이 시작부터 차질을 빚으면서, 당 안팎에선 비대위가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경선준비위원은 “인선부터 비대위 뜻대로 되지 않았는데 제대로 된 활동을 할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김 위원장은 4ㆍ15 총선 참패로 무너진 당을 일으켜 세울 유일한 적임자로 의원들의 부름을 받아 당권을 잡았다. 그러나 보수정당에는 ‘굴러온 돌’이나 다름 없는 김 위원장에게 찾아 온 위기는 예견된 일이었다. 당의 한 재선 의원은 “김 위원장은 당에 ‘뿌리’가 없기 때문에 흔들면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비대위 초반에는 김 위원장을 못마땅해하는 이들도 당 지지율이 오름세여서 김 위원장을 ‘믿고 지켜보자’는 분위기였지만, 지지율이 정체되면서 김 위원장의 지지대가 사라진 상황”이라고 평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자기 세력이 없는 김 위원장의 리더십이 한계를 드러낸 모습”이라고 했다.

이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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