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 폐쇄 타당성 감사를 12일에도 매듭 짓지 못했다. 이달 7, 8일에 이어 사흘째 감사위를 열어 감사 결과를 최종 의결하려 했지만, 13일로 결정이 또 한 번 연기됐다. 최재형 감사원장과 감사위원 5명(1명은 공석)의 의견 대립이 심하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이 정치권에서 나왔다.
감사원 최고 의결기구인 감사위는 통상 하루 안에 종료된다. 회의가 나흘로 늘어진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21대 총선을 앞둔 지난 4월에도 감사위가 월성 원전 감사를 놓고 진통을 겪은 적이 있지만, 당시엔 사흘 만에 '결정 연기'라는 결론을 내렸었다.
이번 감사 결과는 문재인 정부의 신뢰도와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 중 한 쪽에는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정부가 주도한 월성 1호기 조기 폐기 결정이 부당했단 결론이 나면 문재인 대통령이 상처를 입게 된다. 정부 결정이 타당했다는 결말을 맺는다면, 최 원장이 여권 압력에 물러섰다는 의혹이 커질 것이다.
감사원은 '결론이 나면 최대한 빨리 감사 결과를 국회에 제출하고 국민에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다. 13일에 감사위가 마무리되면, 15일 감사원 국정감사 전에 베일을 벗을 가능성이 크다.
감사 결과 확정이 지난 4월처럼 다시 무산되면 또다른 의미의 폭탄이 된다. 정기국회 이후로 감사 결과 발표를 미루려는 외압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감사원은 국민의힘 요구로 여야 합의에 따라 지난해 10월 이번 감사를 시작했다. 감사 완료 법정 기한은 이미 8개월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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