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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충성심 면접'의 결과는? "아마추어 백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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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충성심 면접'의 결과는? "아마추어 백악관"

입력
2020.10.13 07:00
수정
2020.10.1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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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확진으로 백악관 非전문성 도마에
4년간 역량 아닌 충성 기반해 조직 꾸린 탓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백악관에서 코로나19 확진 후 처음으로 공개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백악관에서 코로나19 확진 후 처음으로 공개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뒤 백악관은 연일 해명과 번복에 바빴다. 확진 시기나 산소호흡기 사용 등 중요한 대통령 건강 정보를 두고 말을 바꾸기가 일쑤였다. 불신 여론은 당연히 커졌다. 하지만 전례 없는 국가 수장의 감염병이 우왕좌왕 대응을 초래했다고 보는 이는 많지 않다. 트럼프 재임 4년 동안 구축된 백악관의 전문성 부족, ‘아마추어리즘’이 국가 의사결정과 소통 체계를 붕괴시켰다는 비난이 거세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참모들과 내각, 주변 전문가들의 비전문성을 강하게 비판했다. 국정을 운영하는 백악관의 업무 특성상 국민과 소통에서 사소한 오류도 범해서는 안되지만, 트럼프 백악관은 실수가 많아도 너무 많다는 것이다. 매체는 그 이유를 “중앙 권력을 장악한 인사들의 전문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백악관의 소통 부재와 정보 혼선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가 있다. 트럼프 퇴원 이튿날인 6일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대통령의 집무 개시 여부를 놓고 서로 딴 소리를 했다. 커들로가 한 방송에서 트럼프가 이날 집무실에 왔다고 하자 메도스가 곧바로 부인한 것이다. 한 식구끼리도 제대로 교류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케일리 매커내니 대변인의 부실한 브리핑은 이미 언론의 기피 대상이 돼버렸다.

어느 분야보다 신중한 접근과 비밀 엄수가 필수인 외교정책에서도 트럼프 참모진의 가벼운 입은 늘 문제가 됐다. 지난 7일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한 대학 연설에서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와 관련, “내년 초까지 2,500명으로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불과 몇 시간 뒤 대통령이 직접 트위터에 “성탄절까지 모두 철수한다”고 반박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됐다.

폴리티코는 실수가 전통이 돼 버린 백악관 아마추어 행태의 근원이 ‘역량보다 충성심’으로 사람을 쓰는 트럼프의 왜곡된 인사 기준에 있다고 지적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상무장관을 지낸 카를로스 구티에레즈는 “트럼프의 인사 조건 상위 목록에 정책 경험과 지식, 역량은 없다. 맨 위에는 ‘누가 대통령에게 충성을 다하고 맹목적인 충성을 보일 것인가’만 있다”고 꼬집었다.

결정판은 올해 초 백악관 인사국장 인사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고문이었던 존 맥엔티가 해당 보직을 맡으면서 백악관 내 충성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거의 모든 각료들이 이른바 ‘충성심 면접’을 거쳤고, 대중 노출이 적은 하위직까지도 복종 능력이 모자라면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맥엔티 인사 당시 “대통령이 뱀(적)들에게 둘러싸여 있다고 느끼면서 충성심이 떨어지는 공무원 전부를 제거하기를 원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살생부’ 작성과 실행의 총대를 바로 맥엔티가 멘 것이다.

“취임 첫 날부터 행정부 안에서 내전을 벌여 온 트럼프는 예외 없이 전투에서 승리했다. 이제 흡족한 팀(참모진ㆍ내각)을 구축했지만, 너무 많은 희생을 치른 승리였다.” 트럼프 본인이 만족할 만한 가족을 꾸렸을지는 몰라도 ‘불충’을 이유로 능력자들을 배척한 말로는 백악관의 실패로 귀결됐다는 매체의 진단이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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