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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장 "예보 신뢰도 저하로 기상망명족 대두" 자인

입력
2020.10.12 14:58
수정
2020.10.1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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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국감장서 '기상 망명족' 언급
체코 윈디 1,000만 다운로드, 기상청앱의 100배
"돌발적 현상 잦아져...예보 적중률 높이겠다"

김종석 기상청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기상청 국정감사에서 부처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뉴스1

김종석 기상청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기상청 국정감사에서 부처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뉴스1

김종석 기상청장이 외국의 날씨 예보 애플리케이션(앱)을 쓰는 '기상 망명족'을 언급하면서 올해 여름 장마철 예보 적중에 실패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올해 8월까지의 강수유무정확도는 지난해보다 2%포인트 넘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기상청 국정감사에서 김 청장은 "여름철 장기 예보와 일부 지역의 국지성 집중호우에 대한 예측은 국민의 기대에 비해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며 "국민들은 기상청의 예보를 홈페이지나 방송을 통해 확인하지만, 기상 상황 변화에 따른 수정 예보를 즉시 확인하기 어려워 기상 예보의 신뢰도가 저하되고 기상 망명족이 대두했다"고 자인했다.

기상청은 지난 5월, 올해 여름 날씨가 "평년보다 강수량이 적고, 폭염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지만 실상은 반대였다. 중부지방과 제주는 각각 54일, 49일로 역대 최장 장마일수를 기록하며 8월 중순까지 장마가 이어졌다.

기상청의 오보로 해외 기상 앱을 이용하는 기상 망명족은 급증했다. 이날 환노위 소속 김성준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한국 구글플레이 다운로드 및 순위(10월 10일 기준)에 따르면 기상청의 '날씨 알리미'보다 체코의 '윈디' 이용자가 100배 더 많았다. 윈디는 총 1,000만 이상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날씨 알리미는 10만 이상 다운로드에 그쳤다. 김 의원은 "기상청 앱은 예보 정확도 뿐만 아니라, 첫 화면에서 닉네임을 등록해야 하는 등 불필요한 팝업이나 설정이 요구돼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감 내내 부실 예보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김 청장은 사과를 거듭했다. 다만 그는 "지역별 강수량의 편차가 크고 국지적, 돌발적 현상이 잦아져 예측에 어려움이 있다"며 "집중호우 같은 국지적인 위험기상에 대응하기 위해 기상관측망 해상도 개선과 위험기상 집중 관측을 추진하고, 1㎞ 수준의 고해상도 예측 자료 생산이 가능한 차세대 수치 예보 모델 개발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기상청이 기상 예측 모델 고도화에만 집중하고, 예보관 양성에는 소홀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기상청의 현업 예보관 근무표를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기상청은 본청 기준 팀당 7명, 4개팀으로 구성돼 1일 2교대로 근무가 이뤄지고 있다. 예보관들은 일본, 호주와 같이 5개팀을 운영할 정도의 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인력 부족으로 예보관들은 "예보를 한 날에는 퇴근해도 잠을 잘 이루지 못한다", "인원이 부족해 잘못된 예보를 재분석할 수 없다" 는 등을 토로하고 있다고 강 의원은 소개했다. 김 청장은 "1개팀을 더 늘리려면 인력 30명이 더 필요하다"며 "행안부와 협상하고 있는데 잘 안된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의 강수유무정확도는 올해 8월말 기준 89.9%로, 전년(92.7%) 대비 2.8%포인트 하락했다.

송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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