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반구에 가을이 오고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선 “하루 신규 확진 최다” 뉴스가 새삼스럽지 않을 만큼 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통제 불능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이런 추세라면 보건 전문가들이 우려한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이른바 ‘트윈데믹’의 공포가 현실로 다가오는 건 시간 문제란 지적이 비등하다.
유럽 각국에서는 여름 휴가철이 끝나자마자 매일 1만명이 넘는 코로나19 환자들이 쏟아지고 있다. 최다 기록은 매일 갱신되는 중이다. 10일(현지시간)만 해도 러시아 1만2,846명, 프랑스 2만6,896명, 네덜란드 6,499명 등 모두 일일 감염으로는 가장 많았다. 인구 850만의 스위스에서도 전날 확진자가 1,487명으로 코로나19 발병 후 최다 환자가 나왔다.
지난 봄 1차 대유행 당시 상대적으로 피해가 작았던 동유럽 상황도 심상치 않다. 폴란드에서는 이날 5,300명, 체코에선 전날 8,617명이 각각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올해 3월 이후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6월 말 봉쇄 해제 때 코로나19 ‘작별 파티’까지 열어 축하했던 체코가 동유럽 확산의 거점이 되고 있다. 체코의 최근 2주간 인구 10만명당 확진자 수는 451명으로 유럽 국가 중 단연 많다.
코로나19 감염ㆍ사망 세계 1위 미국 역시 신규 감염자 수가 사흘 연속 5만명을 넘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신규 환자는 5만876명으로 집계됐다. 전날에는 6만559명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여 8월 이후 최근 두 달 사이 최고치를 보이기도 했다. 주(州)별로도 50개 주의 절반 이상인 28곳에서 최근 일주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환자가 전주 대비 증가했고, 감소한 주는 메인ㆍ네브래스카 두 곳에 불과했다. 입원 환자 역시 폭증해 1차 유행 때처럼 병원 중환자실의 병상 및 보호장비 부족을 지적하는 기사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
폭발적인 환자 증가세에 각국은 마스크 단속 강화, 카페ㆍ식당 폐쇄 등 규제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지만 눈에 띄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트윈데믹 가능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미 워싱턴대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는 내년 1월 중순쯤 미국 내 하루 사망자가 2,300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하고, 2월 1일에는 누적 사망자가 39만4,693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ㆍ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가을ㆍ겨울로 접어들며 일부 지역에서 환자 수가 늘고 있다”며 “이는 결국 더 많은 감염뿐 아니라 더 많은 입원과 지역사회 전파, 사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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