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ㆍSLBM 최신 무기 과시하며 美 언급 안해
김정은, 대외 도발보다 국내 결속 강조하는 모습
일본 언론과 전문가들은 10일 평양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최신 무기를 과시하면서도 미국을 거론하지 않은 것에 대해 강온 양면 전략으로 해석했다.
요미우리신문은 11일 "11월 미 대선 후 대미협상의 여지를 남기면서 언제든지 신형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강온 양면 흔들기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최신 무기와 관련해선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꽉 막힌 상황을 주시하면서 핵ㆍ미사일 공격력 향상을 과시했다"고 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나 초대형로켓포에 대해선 "서울이나 주한미군에 대한 공격용으로 미국을 압박할 의도가 명백하다"고 덧붙였다.
아사히신문은 이례적 심야 열병식에 대해 "극적 연출이나 효과를 노렸을 가능성 외에 미국의 정찰위성에 의한 정보 수집을 경계했다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산케이신문도 "조명을 많이 사용해 연출 효과를 노렸고 동원 병력 규모 등이 미국과 한국에 사전 포착되는 것을 피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평양 주재 각국 외교관들에게는 행사장에 접근하지 말라는 통지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마이니치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대외 도발보다 국위 발양과 국내 결속 강화를 우선하려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을 거론하지 않았고 한국에는 "두 손 마주 잡는 날이 찾아오길 기대한다"고 언급한 부분을 주목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국내 결속을 강조한 배경엔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와 대규모 수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북한이 처한 삼중고가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군사전문가인 고이즈미 유(小泉悠) 도쿄대 첨단과학기술연구센터 특임조교는 이날 NHK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신형 ICBM에 대해 "예전 미국이나 소련이 만든 것과 거의 같은 크기로 보이며 세계 최대급 이동식 ICBM이라 해도 틀림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불가능했던 복수 탄두 탑재 가능성을 거론하며 "복수의 탄두를 실은 신형 미사일이 발사되는 경우 요격이 어렵기 때문에 북한은 미국에 대해 일정한 핵 억지력을 가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전차나 로켓포 등의 성능 향상을 언급하며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를 위해 2018년 이후 ICBM 등의 발사를 자제했으나 그 동안 한국을 타격할 무기에도 힘을 쏟은 것이 판명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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