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고화질 사진 공개해 자신감 과시
북한 노동신문은 10일 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진행된 열병식에 등장한 신현 ICBM의 고화질 사진을 여러장 공개했다. 평양=노동신문 뉴스1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둘러싼 관측이 분분하다. 길이와 직경이 커져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고, 탄두부를 '다탄두' 탑재형으로 개량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다만 아직 시험발사 등이 이뤄지지 않아 완성도와 실전배치 가능 여부는 속단하기 어렵다.
TEL바퀴 11축22륜… 사실상 '화성-16형'
북한은 10일 오후9시쯤 노동신문을 발간해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행사 일체를 보도했다. 특히 신문은 112장의 열병식 고화질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각종 전략무기의 선명한 실물 사진을 여러 각도로 공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신형ICBM 등 전략무기 선전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자신들의 무기체계를 고화질 사진으로 공개한 것은 기술력에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공개된 신형 ICBM을 분석해보면, 이동식발사차량(TEL)의 바퀴가 11축 22륜(바퀴 22개)으로 식별됐다. 2017년 11월 발사한 ICBM '화성-15형'의 TEL은 9축 18륜이었다. 바퀴가 2축이 늘어났고, 외관도 새로운 TEL이다. 화성-15형 TEL은 9축 바퀴 사이에 일정한 간격이 있으나, 신형 ICBM은 11축의 바퀴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TEL의 바퀴 수가 늘고 길이가 길어진 것은 미사일의 중량이 더 커졌음을 의미한다.
신형 ICBM의 후미에 사각형 거치대가 달려 있는데 이는 TEL에서 미사일을 수직으로 세워 발사할 때 사용하는 지지대로 보인다. 화성-15형은 TEL에서 거리를 두고 이 거치대를 세워 발사했다.
북한이 신형 ICBM을 어떻게 명명했는지 아직 밝히지 않았지만, 군 관계자들은 화성-15형보다 진화한 사실상 '화성-16형'으로 보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10일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ICBM 사진을 공개했다. 신형ICBM이 이동식발사차량(TEL)보다 길어진 11축(바퀴 22개)에 실려 이동하고 있다. 평양=노동신문 뉴스1
신형 ICBM도 액체연로 사용
북한의 신형 ICBM도 액체연료 기반일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곧바로 발사가 가능한 고체연료 엔진 장착까지 기술이 발전하진 못했다는 의미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신형 ICBM 측면에 흰색 사각형 표식으로 연료·산화제 주입구로 의심할 수 있는 영상이 식별되고, 1단 하단의 엔진 노즐부를 보호하기 위한 구조물과 발사대의 구조물 형태가 크기만 상이할 뿐 구조 측면에서 화성-15형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류성엽 위원은 "신형 ICBM은 현재까지 북한이 중점을 두고 있는 액체연료 기반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봤다.
북한 노동신문은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공개했다. 신형 SLBM 동체에 '북극성-4A'로 추정되는 글씨가 찍혀 있다. 평양=노동신문 연합뉴스
다탄두 ICBM 개발? 모형만 공개?
북한의 다탄두ICBM 개발에 성공했는지도 주요 분석 대상이다. 류성엽 위원은 "신형 ICBM 탄두부 측면에서 단분리 또는 자세제어를 위한 구조물이 식별되어 검토가 필요하다"며 "다탄두 ICBM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다탄두 ICBM은 목표 지점 상공에 도달한 뒤 3~10개 탄두로 분리돼 목표물을 타격해 좀처럼 요격이 쉽지 않다. 이론적으론 워싱턴이나 뉴욕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는 셈이다. 이는 미국의 미사일 요격 능력을 위협하는 것으로, 북한이 다탄두ICBM을 보유할 경우 미국에 대한 전략적 지위 또한 상승할 수 있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신형ICBM은 탄두부에 후추진체로 불리는 PBV(Post Boost Vehicle)가 식별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탄두 ICBM을 쏘려면 PBV 기술을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데, 지금까진 북한이 이 기술을 확보하지 못해 당장 실전배치할 가능성은 적다는 평가가 많았다. 신형ICBM에 대한 추가 분석이 필요한 대목이다.
북한은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지난해 개발한 발사관 6개를 탑재한(6연장) '초대형 방사포'를 공개했다. 북한은 지난해 김정은 위원장 참관 하에 초대형 방사포 시험 사격 당시 사진을 일부 공개했지만, 선명한 실물을 여러 각도로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양=노동신문 뉴스1
신형SLBM 북극성-4형도 첫 선
북한은 이날 열병식에서 초대형 방사포와 대구경 조종 방사포,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4형' 등 그 동안 준비했던 전술ㆍ전략무기를 총망라해 선보였다.
특히 신형 SLBM인 '북극성-4형'은 북극성-3형보다 직경이 약간 커졌다. 북한이 건조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3,000톤급 잠수함이나 4,000∼5,000톤급 잠수함 탑재용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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