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금수산 참배 불참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10일)을 앞두고 당 지도부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각종 예술공연으로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수해 여파에도 ‘축제’ 분위기를 살려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어느 자리에서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올해 기념일이 ‘5ㆍ10년 단위로 꺾어지는’ 정주년인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김 위원장이 기념일 열병식 연설 준비에 전념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기념일을 하루 앞둔 9일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 등 당 간부들이 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 김 위원장은 없었다. 통신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입상에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의 존함을 모신 꽃바구니가 진정됐다”고만 밝혔다. 김 위원장 명의의 꽃바구니만 전달됐다는 의미다. 2012년 집권한 김 위원장이 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불참한 것은, 발목 낭종 제거 수술을 받았던 2014년과 이유가 알려지지 않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북한은 ‘당 창건 75주년’을 기념하는 예술공연과 전시회 개막 소식을 알리며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3개면 전체를 할애해 ‘노동당 창건 75돌 경축 대표’들이 각종 공연을 관람한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예술공연에도 김 위원장의 참관 소식은 없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당 창건 기념일에는 경축 공연을 관람했다.
신문에 따르면 8일에는 삼지연극장에서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이, 동평양대극장에선 만수대예술단과 왕재산예술단의 합동공연이 열렸다. 모란봉 극장에서는 국립교향악단 음악회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노동당의 75년 역사를 기념하는 우표 1,000여종을 전시한 조선우표전람회도 지난 6일 개막했다.
과거와 달리 눈길을 끄는 건 코로나19 우려로 관람객들이 마스크를 끼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는 북한은 각국 대사관과 국제기구에 75주년 행사가 진행되는 김일성 광장 일대에 주재 외교관 등 외국인의 접근을 차단한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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