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은 대국민 사과 계획 없어
복지부는 "국민적 공감대 필요" 기존입장 되풀이
의사 국가고시(국시)를 거부했던 의대생 2,700여명에게 추가 시험 기회를 줄지를 놓고 사회적 논란이 여전한 상황에서 의대생들은 대국민 사과를 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 교수들이 재응시 기회를 달라고 정식 요구서를 접수한 국가권익위원회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것이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관계자는 9일 본보와 통화에서 “학생들이 따로 국민들에게 사과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의대 교수들이 권익위에 민원을 접수했고 병원장들이 사과를 한 만큼 권익위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해 “조만간 당사자인 의대생들이 직접 사과하는 자리도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학생들은 구체적인 사과 계획이 없다는 얘기다.
앞서 의대 본과 4학년 학생들이 지난 달 ‘(집단 행동에 대해)사과하고 응시 의사를 표명한다’를 안건으로 투표를 했을 때도 부결된 바 있다. 학생들은 국시 거부가 환자 등 다른 국민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입힌 것은 없으므로 사과를 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국민적인 동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이 완강하고 여론은 재응시 기회 부여에 호의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지난 7일 자신을 의대생이라고 주장한 청원인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국시 접수를 취소했던 국민들께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렸으나 이날 기준 동의는 1,000건 정도에 그쳤고, 허용해선 안 된다는 댓글도 만만찮다.
권익위로 넘어간 공 ... 의료계 매일 권익위원장 만나
이에 따라 의료계는 권익위에 접수된 민원 처리 결과에 기대하는 모습이다. 지난 5일 전의교협이 권익위에 의사 국시 추가시험 실시를 요청하는 고충 민원을 접수한 이후 잇따라 권익위에 의견을 전달하는 것도 마지막으로 기댈 곳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7일엔 국시를 주관하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의 이윤성 원장이 전현희 권익위원장을 방문해 의사 국시의 시급성과 필요성을 설명했다. 다음날인 8일에는 김영훈 고려대 의료원장, 김연수 서울대병원장, 윤동섭 연세대 의료원장, 김영모 인하대 의료원장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뒤 권익위를 찾아 국시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전 위위원장에게 “2,700명의 의사가 배출되지 못하면 심각한 의료 공백과 의료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는 뜻을 전달했다.
의료계가 권익위를 잇따라 찾는 배경에는 정부 입장이 완강한 상황에서 권익위를 통해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사회적인 갈등을 조정하는 기구인 권익위를 통하는 것이 의료계와 복지부 양측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이라는 점도 감안했다는 분석이다. 권익위가 민원 내용을 조사한 후 복지부에 ‘국시 추가 시험을 실시하는 것이 좋겠다’는 내용의 권고나 의견 표명을 할 경우, 복지부도 부정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추가 시험을 시행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권익위 소위원회의 의결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존의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창준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이날 정례 브피링에서 “정부의 기본 입장은 국민적 공감대가 없는 상황에서 국시 문제는 현재 상황으로서는 허용 여부가 가능하지 않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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