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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와 '라포' 형성해야 성공하는 '자살심리부검'

입력
2020.10.12 07:00
수정
2020.10.12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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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수영 울산경찰청 프로파일러

울산경찰청 소속 한수영 프로파일러. 한수영 제공

울산경찰청 소속 한수영 프로파일러. 한수영 제공

“자살심리부검은 감정을 통제하고 상대의 심리를 분석해야 하는 수사기법 중 하나예요. 그래야 다양하고 풍부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어요.”

울산 자살방조 강간 추행 사건 수사에 프로파일러로 투입된 한수영(41) 울산경찰청 형사과 과학수사계 경사는 ‘자살심리부검’ 전문 수사관이다. 자살로 알려진 사건에 투입된 뒤 심리분석을 통해 타살 여부와 진실을 밝히는 수사관이다.

지난달 29일 울산경찰청 근처 한 카페에서 만난 한 경사는 “상대의 심리를 분석할 때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며 “좀 더 넓은 시각에서 상대의 주변부까지 바라볼 때 결정적인 증거를 발견하거나 진실을 끌어낼 수 있는 라포 형성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일례로 피의자의 심리분석을 하기 위해 한 경사가 처음 꺼낸 질문은 다름아닌 “당신의 책장에 책이 꽂혀 있던데 책 내용이 뭔가요”라는 질문이었다. 상대의 주변 환경을 미리 숙지한 상태에서 성향을 분석하고 나아가 호기심을 유발하는 질문을 통해 라포 형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라포는 수사 상담에 앞서 형성하는 신뢰와 친근감이다.

경찰 프로파일러 중 자살심리부검을 위해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자살부검센터 본원에서 훈련을 받은 자원은 한 경사가 거의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8년 한 경사는 행정안전부의 파견연수를 통해 미국자살예방협회에서 진행하는 경찰수사단계 심리부검 및 프로토콜 개발연구를 주제로 한 훈련을 받았다. 자살부검센터 본원은 ‘현대 자살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드윈 슈나이드먼 박사가 전 세계 최초로 세워진 자살연구전문기관으로, 자살 원인에 대한 연구와 자살 분석 전문가 양성과정을 운영하는 곳이다.

자살심리부검 등 프로파일링이 수사의 객관성을 보장하고, 과학적 보고서로 채택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법을 통한 교차검증이 요구된다. 때문에 현장 수사팀과의 공조도 절실하다. 한 경사는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답을 내리기 위해선 다양한 정보값이 필요하다”면서 “폭력위험성 평가(HCR-20), 싸이코패스 판정 도구(PCL-R), 범죄심리사, 임상심리사 등 다양한 기법과 공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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