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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이효주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은 내 자서전"

입력
2020.10.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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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일요일 오전을 깨워줄 클래식 한 곡 어떠세요? 클래식 공연 기획사 '목프로덕션' 소속 연주자들이 '가장 아끼는 작품' 하나를 매주 추천해 드립니다.


프레데리크 쇼팽

프레데리크 쇼팽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의 2악장은 아주 먼 훗날 제가 세상을 떠났을 때 제 장례식장을 찾은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곡이죠."

피아니스트 이효주는 이런 말로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이 자신에게 가진 의미를 설명했다. 생의 마지막을 장식해야 하는 곡이라면 연주자의 일생을 함축할 수 있는 곡이어야 한다.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은 곧 이효주에게 자서전이다. 음악 인생의 수많은 마디들을 함께 했다. 이효주는 "다시 꺼내 연주할 때면 순수했던 10대의 음악가로서, 또 한 인간으로서 고민 많았던 20대의 기억이 선명하게 되살아난다"며 "왜 음악을 하게 됐는지, 어떤 마음으로 피아노와 함께 했는지 되새기게 해준다"고 말했다.

이 곡은 1830년에 쓰여졌다. 폴란드 바르샤바에 머물던 스무살의 쇼팽이 고국을 떠나기 직전 마지막으로 연주했던 곡으로 유명하다. 영화 '트루먼 쇼(1998)'와 국내 드라마 '천국의계단(2003~04)' 등에서 협주곡 1번의 2악장이 인상적으로 쓰인 바 있다.

이효주에게 "오랜 시간 알고 지냈던 가까운 친구"같은 작품인 만큼 그는 셀 수 없이 많은 연주와 음반을 들었다. "세월이 지나면 좋아하는 음반도 바뀌기 마련이라 특정 연주를 꼽는 게 쉽지 않다"고 하면서도 그는 1999년도에 발매된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침머만과 폴리쉬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협주 음반을 권했다. 10대의 이효주에게 '보물 1호'였던 앨범이다.

이 연주는 무대 위에서 침머만이 지휘와 연주를 겸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피아노를 직접 연주하는 솔리스트의 시각이나 해석이 오케스트라 연주에 그대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효주는 "요샛말로 쇼팽의 감성이 '음성지원'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며 "여러 번 들어도 처음 들었을 때의 전율이 온몸을 감싸며 영혼을 맑게 해준다"고 했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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