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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불황형 흑자' 지속… 한은 "올 흑자전망치는 달성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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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불황형 흑자' 지속… 한은 "올 흑자전망치는 달성할 듯"

입력
2020.10.09 04:3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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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1일 인천신항 부두의 컨테이너 모습. 인천=뉴스1

9월 21일 인천신항 부두의 컨테이너 모습. 인천=뉴스1

우리나라의 8월 경상흑자가 1년 전보다 17억달러 늘었다. 하지만 수출 부진에도,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면서 나타난 이른바 ‘불황형 흑자’가 지속되고 있다. 다만 한국은행은 9월 수출이 크게 늘어, 연간 경상흑자 전망치(540억달러) 달성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이 8일 발표한 ‘2020년 8월 국제수지 잠정치’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65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5월 이후 4개월째 흑자가 지속되고 있으며, 직전달인 7월(74억5,000만달러)보다는 흑자폭이 줄었지만 지난해 8월(48억6,000만달러)보다는 크게 늘어났다.

경상흑자의 핵심인 상품수지는 수출이 406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8월보다 10.3% 감소했지만, 수입이 336억5,000만달러로 같은 기준으로 17.3% 줄어들면서 수입의 감소폭이 수출의 감소폭을 크게 웃돌며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ㆍ수입액이 함께 줄어든 것은 원자재 가격이 지난해보다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통관 기준으로 수출품 가운데서는 석유제품(-43.9%)과 승용차ㆍ자동차부품(-17%), 철강제품(-15.3%) 등의 수출액이 줄었고, 수입품은 원유(-44.3%) 가스(-58.1%) 등 에너지류 외에 철강재(-33.8%) 등의 수입액 감소폭이 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경제가 쉽게 회복하지 못하면서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고 이를 원재료로 한 제품의 수출 가격도 떨어진 것이다.

8월 원자재 수입액이 지난해 8월 대비 33.8% 떨어진 것과 달리, 소비재 수입은 지난해보다 3.7% 감소했고 자본재는 5.9% 늘었다. 이성호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1~8월 수입 총액이 지난해보다 10.3% 감소했는데, 우리 수입을 차지하는 원자재가 정확히 20.6% 감소했다"며 "자본재 등 다른 요소 수입은 큰 변동이 없었다는 의미로, 원자재 가격 하락 자체는 경상수지 측면에서는 분명히 이득이 됐다"고 설명했다.

8월 서비스수지는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여행이 급감하고, 교역량 축소로 운송수지도 개선되면서 8억달러 적자에 그쳤다. 배당소득수지는 9,000만달러 적자로 전환했는데, 국내 기업의 해외 현지법인 경영상황이 나빠지면서 국내 기업의 배당수입이 줄어든 것이 원인이다.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경상흑자는 331억9,000만달러로 지난해(340억8,000만달러)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한은의 연간 흑자 전망 540억달러를 달성하려면, 9월을 포함해 4개월간 200억달러 추가 흑자가 필요하다.

이성호 부장은 "통관기준 9월 순수출이 88억8,000만달러로 상당히 높은 수준임을 감안하면 10~12월 사이 전망치 달성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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