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토안보부, '본토 위협 평가' 첫 보고서
"中 정부 유착 의심 트위터 계정만 1만개,?
중앙보다 지방 공략, 의료품 공급망 교란"
"중국은 중대한 위협이다. 전염병 위기를 이용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7일(현지시간) '본토 위협 평가'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고리로 중국이 미국 사회에 깊숙이 침투했다는 것이다. 채드 울프 장관 직무대행은 미국 내 위기의식을 반영하듯 "2002년 부처 설립 이후 처음으로 직원과 전문가 24만여명의 의견을 집대성한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가짜뉴스 확산… SNS는 中 선전도구"
보고서는 "중국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부정적 담론을 퍼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2일 페이스북은 남중국해ㆍ홍콩 등 민감 이슈에 대해 중국 측 주장을 옹호한 180여개의 가짜 계정을 폐쇄했고, 트위터는 지난해 8월 이후 중국 정부와 유착해 미 대선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계정이 1만여개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 해킹 그룹(지르코니움)은 올해 3~9월 미 대선캠프 주요 인물을 겨냥한 수천 건의 공격을 감행해 150여건의 보안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대선이 다가올수록 친중ㆍ반트럼프 성향 트래픽이 쇄도하고 있다"면서 "중국 입장을 두둔하고 미국을 깎아내리는 메시지 발신이 2배 이상 늘었다"고 적시했다. 중국이 여론을 좌우할 '소프트 파워'를 확보하기 위해 온라인 공간부터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만한 美 지방정부 공략… 역풍 맞기도
중국은 반중 정서가 강한 미 중앙정부 대신 지방에서 틈새를 찾았다.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점을 역이용한 것이다. 실제 코로나19 발생 초기 우한의 자매도시 피츠버그는 수술용 마스크 45만개와 방호복 1,350벌을 보냈고, 5만8,000달러(약 6,700만원)의 지원 기금도 조성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미국의 주(州)정부 리더 초청, 협력사업 제안, 학위 취득 지원 등의 방식으로 지방에서 은밀하게 영향력을 키워 왔다"고 평가했다. 또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미 지방정부를 '핵심 타깃'으로 분류했고, 학회 자료나 연구성과를 훔치거나 중국에 '그림자 연구소'를 세워 미국 학자들의 노하우를 빼내는 방식으로 미국의 기술을 탈취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는 8일 "미국의 법이 정교하지 않아 지식 이전이라는 명목으로 중국이 교묘하게 기술을 빼앗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중국의 '편 만들기'는 종종 역풍을 맞기도 했다. 시카고 주재 중국총영사관은 "중국의 코로나19 방역을 높이 평가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켜 달라"며 위스콘신주 상원의원에게 초안을 보냈지만, 주의회에선 오히려 중국 정부의 바이러스 은폐가 도마에 올랐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달 23일 "중국이 대부분의 주의회에 공산당 선전 캠페인에 협조할 것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계령을 내렸다.
"불량 의료용품으로 사회 혼란 조장"
보고서는 "중국이 미승인 의료용품을 대거 미국에 보내 공급망을 교란하고 사회 혼란을 조장했다"고 비판했다. 미 당국이 압수한 불량 코로나19 진단키트는 100만여개, 마스크는 75만개에 달한다. 중국산 마스크의 70%는 미국산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은 '방역외교'를 표방하며 통 큰 지원을 강조해왔지만, 보고서는 "중국이 의료품 부족 사태를 악의적으로 이용했다"고 비난했다. 불량 제품이 유통되는 과정에서 보건에 취약한 미국의 허점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중국은 위조품의 끝없는 원천"이라며 "미 업체들이 검증에 실패하면서 소비자는 절망에 빠지고 공중위생은 타격을 입었다"고 평가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