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해리스, 코로나 대응 실패 집중 공격
펜스 부통령 "사람 목숨 정치화 말라" 반격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마이크 펜스(왼쪽) 현 부통령과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오른쪽) 상원의원이 7일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유타대 킹스베리홀에서 TV토론을 벌이고 있다. 두 후보 사이에는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2개의 투명 아크릴 가림막이 설치됐다. 솔트레이크시티=AFP 연합뉴스
'꿩보다 닭이 나았다.'
지금까지 미국 대선에서 부통령 후보 간 TV토론에 관심이 집중된 적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맞붙었던 지난달 29일 대통령 후보 1차 TV토론이 엉망이었던데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후 15일로 예정된 2차 토론 개최 여부가 불확실해지자 대리전에 관심이 몰린 것이다.
공화당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7일(현지시간) 유타주(州)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토론에서 코로나19 대응, 미중관계 등 정책 이슈를 두고 90분간 첨예하게 맞섰다. 토론은 차분하면서도 치열했다. 각 당 대통령 후보의 장점을 부각하고 약점을 가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미국 언론들은 "2024년 차기 대선 전초전을 보는 듯했다"고 평가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가 7일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유타대 킹스베리홀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상대로 한 TV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솔트레이크시티=AP 연합뉴스
첫 주제인 코로나19 대응부터 해리스 의원의 공세가 거셌다. 그는 트럼프 정부의 대응을 "역대 정부 사상 최대 실패"라고 비판하며 "미국인은 트럼프 정부의 무능함 때문에 너무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펜스 부통령은 "(바이든ㆍ해리스 후보는) 백신에 대한 신뢰도를 평가절하한다"면서 "사람들 목숨을 정치화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맞섰다. 그는 2009년 오바마 정부가 돼지독감 대응에 실패했다고 주장하며 트럼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옹호했고,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는 재앙"이라고 몰아붙이기도 했다.
대통령 후보 토론 때와 달리 외교안보정책을 두고도 공방이 오갔다. 해리스 의원은 "(동맹과의) 관계는 우리의 위대한 군대와 함께 항상 미국의 힘을 보여주는 한 부분이었지만 트럼프는 이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반면 펜스 부통령은 이슬람국가(ISIS) 격퇴 등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업적을 앞세웠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7일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유타대 킹스버리홀에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부통령 후보와 투명 아크릴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TV 토론을 펼치고 있다. 솔트레이크시티=AP 뉴시스
미중관계 입장은 엇갈렸다. 펜스 부통령은 "중국은 코로나19로 비난받아야 한다"며 '중국 책임론'을 제기했다. 해리스 의원은 미중 무역갈등이 미국의 일자리 손실을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의 중국에 대한 관점과 접근법이 결과적으로 미국인의 목숨, 일자리, 입지 등을 훼손시켰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는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자 인준, 인종차별 항의시위에도 의견 차이를 보였다. 펜스 부통령은 "대법관 숫자를 늘릴 것이냐"고 공격했고, 해리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백인우월주의단체 옹호 발언을 비판했다.
이날 토론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후보와 사회자 사이에 투명 아크릴 가림막을 설치했고, 후보자 간 악수도 없이 진행됐다. 후보자 및 참석자들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음성이 확인된 뒤 참석해야 했다. 미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차 대통령 후보 토론보다는) 조금 더 정상적인 토론이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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