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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강현무 "평범한 선수는 싫은데… 정상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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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강현무 "평범한 선수는 싫은데… 정상 아닐까요?"

입력
2020.10.08 15:3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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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골키퍼 강현무가 지난달 23일 울산 남구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 FA컵 4강전 울산과의 경기 승부차기 상황에서 선방한 후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포항 골키퍼 강현무가 지난달 23일 울산 남구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 FA컵 4강전 울산과의 경기 승부차기 상황에서 선방한 후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프로축구 K리그 포항스틸러스에는 '신스틸러' 골키퍼 강현무(25)가 있다. 공격을 온몸으로 막아내는 그는 때론 포효하고, 땅을 쾅쾅 치며 경기마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드러낸다. 용감하게 자신을 내보이는 건 자신감과 그를 뒷받쳐주는 실력이 있기에 가능하다.

24라운드 전북전에서 신들린 선방쇼를 펼치며 베스트11으로 선정된 강현무는 6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북전에서 잘 할 것 같다는 자신이 있었는데, 잘 맞았다"면서 "열심히 하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프로생활 7년차, 지금은 어엿한 포항의 주전 수문장이 된 강현무지만 입단 후엔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포항 유스팀 출신인 강현무는 성인이 됨과 동시에 프로구단에 입단했지만, 3년여간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선배 신화용(37)에 밀려 기회를 얻지 못한 것. 신화용이 이적한 2017년에야 강현무는 데뷔전을 치를 수 있었다.

포항 골키퍼 강현무. 포항스틸러스 제공

포항 골키퍼 강현무. 포항스틸러스 제공

어렵사리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은 강현무는 당당히 포항의 주전을 꿰찼고, 연령별 대표팀에도 승선했다. 그는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본선에서 모든 경기에 출전해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행운은 거기까지였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활약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조현우(29ㆍ울산)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로 합류하며, 강현무는 밀려났다. 강현무는 "대표팀 합류를 확신하고 있었기에 충격이 컸고, 많이 힘들어했다"며 "리그에 집중하고 경기에 임하면서 다시 정신을 부여 잡을 수 있었다"고 했다.

마음을 다잡고 2019시즌에 돌입한 그에겐 부친상의 슬픔이 찾아왔다. 그는 "무명시절을 극복할 수 있던 건 가족 덕이었다. 어릴 때부터 날 믿어주고, 내가 잘 되는 모습을 늘 보고싶어 해 존재만으로도 내게 동기부여가 된다"며 "그래서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프로선수답게 경기에 집중해야 했지만, 쉽지 않았다"고 했다. 지병이 있던 아버지의 병세가 악화됐다는 소식을 접하지 못한 상태에 찾아온 급작스런 이별이었기에 충격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그는 "그땐 축구를 하고 싶은 마음도 없고 쉬고 싶다는 생각만 드니 경기력이 안 나올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시즌 막바지에 경기력을 되찾아, 마지막 경기에서 대활약하며 우승을 목전에 두고 있던 울산을 저지하기도 했지만 아쉬움은 가시지 않았다.

포항 골키퍼 강현무. 프로축구연맹 제공

포항 골키퍼 강현무. 프로축구연맹 제공

수많은 고비 끝에 강현무는 올 시즌 뛰어난 실력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있다. 특히 지난달 23일 울산과의 대한축구협회(FA)컵 4강전 승부차기 상황에서 조현우 앞에서 보여준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강현무는 울산의 공을 막을 땐 가슴을 치거나 폴짝폴짝 뛰며 기뻐했고, 직접 키커로 나섰을 땐 깡총깡총 달려와 조현우의 심기를 건드리기도 했다. 강현무는 "경기를 즐겼기 때문에 나왔던 행동"이라며 "패널티킥 때도 (조현우를 의식해서가 아니라)평소처럼 찼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자신의 도드라진 행동에 대해 강현무는 "난 나와 내 실력을 믿기에 자신이 있다"며 "이런 내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선수가 되고 싶고, 애써 감정을 숨겨 평범한 선수가 되고 싶지 않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이 솔직히 정상은 아니라고 하긴 한다"고 웃어보였다.

아쉽게도 오는 9일 열리는 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의 친선경기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팀이 우선인 만큼, 팀에 더 전념하려 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또 그러면서 “지금 내겐 김기동 감독님이 가장 중요하다”고 유쾌하게 대답했다. 강현무는 "올 시즌은 실점을 줄여야 한다는 점에서 100점 만점에 60점을 주고 싶다"며 "남은 기간 열심히 준비해서 팀의 연승을 이어 나감과 동시에, 시즌 마무리를 잘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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