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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희, WTO 사무총장 결선 진출... 첫 한국인 수장 가능성은

입력
2020.10.08 19:0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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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나이지리아 후보, 선거 최종라운드 진출
문재인 대통령, 잇단 정상통화에서 지지 호소?
다음달 7일 이전에 차기 사무총장 발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나이지리아 전 재무장관. 제네바=AFP 연합뉴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나이지리아 전 재무장관. 제네바=AFP 연합뉴스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 나선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최종 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출신의 첫 WTO 사무총장 배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8일 산업부에 따르면 데이비드 워커 WTO 일반이사회 의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비공식 대사급 회의에서 WTO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2차 라운드 선호도 조사 내용을 공식 발표했다. 그 결과, 2차 라운드에 오른 후보 5명 중 유 본부장과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전 재무장관이 최종라운드에 진출했다. 이에 따라 유 본부장의 선출 여부와는 별개로 WTO 역사상 첫 여성 사무총장이 탄생하게 됐다.

그 동안 최종라운드는 나이지리아와 케냐 후보 간 2파전 양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았다. 역대 WTO 사무총장 선출 이력을 살펴보면 지역 안배가 고려됐다는 점에서 아프리카 지역이 유리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수 표를 가진 아프리카 국가들이 연고를 기반으로 지지표를 결집, 유 본부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에 힘이 실렸던 것도 사실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런 불리한 전망을 딛고 유 본부장은 정부의 전폭적 지원 속에 통상 분야의 전문성과 정치적 역량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왔다”며 “이번 최종 라운드 진출은 유럽, 중남미, 아시아 등 모든 지역들에서 표를 고르게 확보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원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최근 잇따른 정상통화에서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 7월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의 통화를 시작으로 8월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9월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이달 1일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통화에서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의 통화에선 "자유로운 교역 확대와 WTO 발전, 다자무역 체제 복원이라는 양국 공동 목표 실현에 한국의 유명희 후보가 최적임자"라고 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 통상 전문가는 “뉴질랜드는 WTO 총회 대사국으로 회원국 여론에 입김이 세고, 러시아는 중앙아시아와 독립국가연합(CSI) 등에 영향력이 크다”며 “미국, 중국 등이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분명히 표명치 않자 문 대통령이 다른 국가들의 표심을 모으는 데 적극 나선 것”이라고 전했다.

유 본부장과 오콘조-이웰라 전 재무장관 간 2파전이 됐지만 판세를 점치긴 쉽지 않다. 오콘조-이웰라 전 재무장관은 미국의 영향력이 큰 세계은행(WB)에서 총재까지 도전한 인물로 미국으로부터 상당한 신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유 본부장은 통상 전문가로서의 실력을 내세우고 있다. 유 본부장은 지난 8월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유력 경쟁자로 꼽히는 오콘조-이웰라 전 재무장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지금은 WTO가 심각한 위기에 처한 상황이므로 실제 WTO 개혁 성과를 낼 능력과 자질을 갖췄는지를 더 중요하게 평가하는 게 회원국들의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WTO는 최종라운드에 진출한 2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최종 선호도 조사를 실시, 차기 사무총장 선출 시한인 다음달 7일 이전에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정부가 직ㆍ간접적으로 유 본부장의 선거 활동을 지원해 온 노력의 결과”라며 “유 본부장이 사무총장으로 최종 선출되도록 남은 기간 동안 범부처 합동 TF를 중심으로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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