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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세계화를 위한 로마자 표기법

입력
2020.10.08 04:30
수정
2020.10.12 16: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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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한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의 젊은이들은 방탄소년단(BTS)의 한국어 노랫말을 따라 부르면서 행복해한다. 그들은 그 노랫말을 한글로 알아서 더 공감하고 싶어 한다. 또한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외국인이 늘어나면서 한글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이 늘고 있다. 한류가 한글의 세계화를 이끌고 있다. 그들은 로마자 표기법을 이용하면 쉽게 한글을 배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은 아무리 해도 한글에 접근할 수가 없다. 그렇게 한글을 배우는데 실패한 외국인들은 인터넷이나 유튜브에서 그 로마자 표기법을 절대 이용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그렇다. 그것은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은 한글을 로마자로 전환하지 않고 발음을 로마자로 전환하는 말뭉치 전사법(轉寫法)을 취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종로’를 ‘Jong Ro’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고, ‘Jongno’로 전환한다. 그러니 외국인은 로마자 ‘Jongno’를 가지고 한글 ‘종로’에 접근할 수가 없다. 이런 방식의 말뭉치 전사법은 문자가 없는 미개국에서나 통용되는 법이다. 한국은 과학적인 문자인 한글을 가진 나라가 아닌가? 이제는 세계적 요구에 따라 한글을 로마자로 전환하는 전자법(轉字法)이 시행되어야 할 때다.

전자법에 대한 강력한 필요성은 세계인들의 한글에 대한 열망뿐만 아니라 국제기구의 지속적인 요구에도 있다. 세계의 문헌정보를 관리하는 미국도서관협회(ALA)와 미국의회도서관(LC)에서 전자법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고, 유엔지명전문가그룹(UNGEGN)에서는 로마자 표기 표준을 전자법으로 결의한바, 한국의 로마자표기법은 비과학적인 전사법이라서 승인하지 않고 있다.

전자법은 한글을 전환표에 의해 로마자로 전환하면 외국인이 그 로마자를 역전환하여 원래의 한글에 접하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숭례문’은 ‘Sung Rye Mun’으로 적으면 되고, 외국인들은 전환표에 의해 원래의 한글 ‘숭례문’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전자법에 의해 한글과 로마자가 서로 맞으면 세계를 향한 문자정보가 통하는 문이 열리고 한글문화는 정보소통의 고속도로를 타게 될 것이다.

방탄소년단은 세계인의 한글에 대한 요구를 부응하고자 ‘없는’을 ‘eobsneun’으로, ‘맞추고’를 ‘majchugo’ 등으로 전자법을 써서 한글을 전달하기 위해 무진 애를 쓰고 있다. 이에 반해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토교통부는 이러한 세계적 요구를 전혀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한글 세계화를 방해하는 전사법을 전 세계가 요구하는 전자법으로 개정해야 한다. 언어는 정보소통의 과학이니 중구난방의 의견으로 할 것이 아니고 전문적이고 정보과학적인 방법으로 결정해야할 것이다.



김선일 부경대 교수ㆍ과실연 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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